김성수 "대통령도 공정한 재판받아야…대법관 증원, 사실심 강화 검토돼야"(종합)

서면답변서 "대통령, 일반 국민과 동일한 재판 절차와 기준 적용"
"檢 수사권 폐지, 사건 처리·책임소재 공백 없도록 준비 필요"

김도읍 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김성수)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9.8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조유리 기자 =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는 11일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이 피고인이라 하더라도 일반 국민과 동일하게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와 기준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이 피고인이라 하더라도 일반 국민과 동일한 재판 절차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후보자는 "다만 대통령의 경우에는 헌법 제84조와 같이 헌법상 지위와 직무 특수성을 고려한 별도의 규정이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헌법이 정한 바에 따라 판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대통령 취임 전 시작된 형사재판은 대통령 임기 중에도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헌법 제84조의 '소추'의 의미와 범위에 관한 법리 해석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판단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는 현재 법원에 계속 중인 구체적 사건과 관련되는 논점으로서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에서 헌법의 해석을 통해 판단할 재판 사항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해 대법관 후보자로서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음을 양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는 '정치·사회적 파장이 크다는 이유로 법원이 특정 형사사건의 선고 시기나 재판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허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엔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에서 심리와 선고의 시기는 사건의 내용과 심리의 진행 상황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지, 정치·사회적 파장을 기준으로 앞당기거나 미룰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대통령 취임으로 중단된 형사재판을 퇴임과 동시에 재개하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도 비슷한 취지로 답했다.

대통령의 '실질적 임명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행사돼야 한다는 견해에 동의하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모두 헌법이 부여한 권한으로서 두 권한은 서로 존중하며 행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법원장이 동시에 제청한 여러 후보자 중 대통령이 일부 후보자만 국회에 보내고 나머지는 재제청을 요구하는 것이 헌법상 허용되는지에 대해선 "명문의 규정을 두지 않아 헌법적으로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며 "각 기관에 부여한 권한의 성격과 상호관계에 비춰 해석으로 가려질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30일 부친상을 당해 2일까지 출근하지 않았다. 2026.9.3 ⓒ 뉴스1 박지혜 기자

대법관 제청 전 대통령과 대법원장 간 사전 협의가 꼭 필요한지에 관해선 "헌법은 제청과 임명의 절차만 정하고 있을 뿐 사전협의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대법관 임명 과정에서 헌법기관 간 의견을 조율하는 관행이 있어왔고, 임명 절차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협력의 한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제청·임명권의 충돌은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냐는 질문에는 "여러 시각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행정부와 사법부 간의 의견 불일치는 권한쟁의심판과 같은 사법적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할 것이 아니라 대화와 협의를 통한 국가기관 간의 조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법왜곡죄가 헌법상 법관 독립 원칙과 양립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입법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에서 이루어진 재량적 판단은 처벌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만큼, 정당한 법률해석이나 재판상 판단이 위축되지 않도록 법률이 정한 구성요건에 따라 신중하게 운용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법률 해석의 오류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고의적 법 왜곡은 어떤 기준으로 구별돼야 할지에 관해선 "법관의 법률해석이나 사실인정이 상급심의 판단과 다르거나 결과적으로 잘못된 것으로 판단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형사책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사건에서는 판단 당시의 법령과 판례, 사실관계와 증거, 판단의 경위와 내용, 행위자의 인식과 목적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단순한 해석상 오류와 의도적인 법 왜곡을 엄격하게 구별하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법왜곡죄가 법관의 소신 있는 법률 해석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엔 "정당한 법률해석이나 재판상 판단에까지 폭넓게 적용된다면 법관의 소신 있는 재판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대법관을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증원하는 것과 관련해선 "취지를 존중한다"면서도 "사실심의 법관 인력이 감소해 하급심의 재판역량이 약화되지 않도록 사실심 강화 방안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고 했다.

검찰 수사권 폐지에 관한 견해로는 "국회에서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사건 처리의 신속성, 수사기관 상호 간 책임소재, 피해자 구제와 공소유지를 위한 충분한 증거 확보 등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면밀한 준비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검찰의 수사·기소 권한이 분리된 이후 법원의 영장 심사 기능과 증거 능력 심사가 기존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보는지에 관해선 "법원이 수사기관의 역할을 대신하거나 부족한 수사를 보충하는 기관이 되어서는 안 되고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재판기관으로서 영장심사와 증거법칙에 따른 사법적 통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자가 처남 소유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에 시세보다 싸게 전세로 거주하며 매달 지급하기로 한 8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관해선 "2021년 6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지급하다가 월 80만원 상당을 지급하다가 이후 사정상 지급하지 못했지만 최근 미지급액을 모두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