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제로' 김승원 청문회…신약 청탁·비자금 의혹 검증 차질 불가피
野 증인 44명·참고인 4명 요구했지만 채택 불발
- 김정률 기자, 손승환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손승환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증인 제로(0)' 청문회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야권을 중심으로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및 경기도당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한 검증 기회도 제한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신약 청탁 의혹의 핵심 관계자 등을 포함해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을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증인·참고인 채택에 반대하면서 여야 협의가 불발됐다.
1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날(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요구한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의 채택에 반대했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열리는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증인·참고인 없이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여야 간사는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증인 신청 명단을 분석한 결과 신문 사유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김 후보자 배우자 관련 의혹 △김 후보자가 경기도당위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제기된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이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증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관련자들이다. 약 30명에 달하는 증인이 이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브로커로 지목된 양 모 씨와 제넨셀 설립자 강 모 씨,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당시 식약처 관계자, 관련 수사에 관여한 검찰 관계자 및 영장심사에 관여한 판사 등을 증인으로 요구했다. 제넨셀 공동대표와 세종메디칼 관련 인사, 피해 주주 대표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
이번 의혹의 핵심은 2021년 당시 김승원 의원이 양 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했는지 여부다.
국민의힘은 양 씨가 김 후보자에게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한 부탁을 했는지, 김 후보자와 양 씨가 어떤 관계였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제넨셀 창립자 강 씨가 신약 개발 및 임상시험 추진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이 양 씨와 강 씨를 함께 핵심 증인으로 요구한 것도 제넨셀 측의 요청이 양 씨를 거쳐 김 후보자에게 전달됐는지, 이후 김 후보자가 실제 식약처에 어떤 방식으로 요청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 후보자가 양 씨의 부탁을 받고 실제 김강립 전 식약처장에게 연락했는지, 연락했다면 어떤 내용의 요청을 했는지, 김 전 처장이 이를 식약처 실무진에게 전달했는지 등도 주요 확인 대상이다.
김 후보자 측은 당시 식약처에 관련 민원을 전달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익적 차원의 민원 전달이었을 뿐 부당한 청탁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해명해 왔다.
검찰은 2024년 관련 사건을 수사한 뒤 김 후보자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으며, 국민의힘은 이 과정에서 실제 어떤 경위로 수사가 이뤄졌고 어떤 판단이 내려졌는지도 청문회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약 수사와 관련한 당시 서울서부지검 소속 검사 및 검찰 지휘라인, 당시 영장전담 판사 등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이들은 신약 청탁 의혹의 직접적인 당사자라기보다는 당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됐고 어떤 경위로 결론에 이르렀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증인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국민의힘은 관련자들의 증언을 통해 신약 임상시험 승인 과정과 김 후보자의 역할을 직접 확인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증인 채택이 무산되면서 청문회를 통한 직접 검증에는 한계가 생길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제기된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한 증인도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2024년 8월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에 선출돼 임기 2년의 당직을 맡았다.
국민의힘은 당시 민주당 경기도당이 당직자 급여를 실제보다 부풀려 지급한 뒤 일부를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해당 자금의 조성 및 집행 과정에 김 후보자가 관여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자들의 증인 채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 배우자가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돌봄 관련 기관도 국민의힘이 증인 신청 사유로 제시한 의혹 가운데 하나다. 국민의힘은 배우자 운영 기관과 관련해 제기된 각종 의혹의 사실관계와 김 후보자의 관여 여부 등을 청문회에서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요구한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 채택이 무산 수순을 밟으면서 관련 의혹의 당사자나 수사 관계자에게 직접 사실관계를 묻는 데는 한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해당 의혹이 이미 검찰 수사를 거쳐 기소유예로 종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인 만큼,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직접 해명을 중심으로 여야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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