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혁신 깊어지는 감정의 골…연대·통합 시작부터 '빨간불'
통합 논의 방식 놓고 양측 불만 누적
조국 '李대통령 유죄' 발언 파열음 확산
- 김세정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신경전이 계속되면서 양당의 연대·통합 구상도 시작부터 꼬이는 모습이다. 공식 논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한 가운데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의 이재명 대통령 재판 관련 발언을 둘러싼 공방이 상호 신뢰 문제로 번졌기 때문이다.
특히 혁신당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연대·통합을 추진하면서 공개적으로 비판을 이어가는 데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당장의 파열음이 통합 가능성 자체를 닫을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양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실제 대화까지는 냉각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혁신당 사이에서는 현재 연대·통합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달 대통합추진단을 띄우며 범여권 세력과의 연대에 시동을 걸었지만, 혁신당과 공식적인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기도 전에 양측의 신경전부터 격화한 것이다.
혁신당이 문제 삼는 것은 민주당의 대통합 구상과 최근 대응 사이의 간극이다. 실제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공개적인 비판에 앞서 대화 채널을 마련해 입장차를 조율하는 과정이 먼저였어야 한다는 게 이 당 내부의 기류다.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대의적으로는 통합을 해야 한다면서 속으로는 통합을 바라지 않을 때 하는 행동 아닌가"라며 민주당 측 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양당의 마찰은 민주당이 대통합추진단에 혁신당과의 관계를 논의하는 별도 분과를 설치하면서 본격화했다. 혁신당과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통합을 전제로 한 듯한 기구를 만든 데다 양당의 비공개 회동에서 오간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관련 내용까지 외부에 알려지면서 혁신당 내부의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 원장의 이 대통령 재판 관련 발언은 갈등을 한층 키웠다. 조 원장이 현행 법체계에서는 이 대통령의 유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자 민주당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잇따랐고, 혁신당은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이 왜곡됐다며 맞섰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혁신당에 대해서는 연대를 저해하는 언급은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면서 공방은 양당 관계 문제로 번졌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연대·통합을 위해서라도 혁신당이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혁신당에서는 오히려 통합을 거론하면서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데 대한 반감이 커졌다.
조 원장도 전날(4일) 민주당 일각의 비판에 다시 맞서면서 갈등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 "충정으로 객관적 상황과 대처 방안을 제시하니 거두절미하고 배은망덕 또는 '봉창 두드린다'며 공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식의 비방과 조롱은 대통령이 처한 문제 해결에도 국정 지지율 회복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또 한 명의 반명을 만들어내는 것이 대통령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통합 논의 여부를 둘러싼 양측의 엇갈린 설명도 불신에 기름을 부었다. 혁신당은 민주당 대통합추진단과 통합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으로, 민주당 측에도 관련 사실관계를 바로잡아 달라는 뜻을 재차 전달했다.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통합과 관련해서 얘기가 오가는 것은 전혀 없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결국 양측의 공방이 길어지면서 대통합 구상에도 부담이 커지는 형국이다. 연대·통합의 구체적인 조건을 논의하기도 전에 상대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상황이 되면서 양당 간 신뢰 회복이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이번 갈등이 연대·통합 가능성 자체를 무산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혁신당의 반발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지만 진보 진영의 연대 필요성이 사라진 것은 아닌 만큼 결국 대화를 재개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아직 양당 간 별도의 통합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향후 상황에 따라 소통을 위한 중재가 이뤄질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양당이 당장 등을 돌리기도 쉽지 않다. 향후 선거 국면에서 범여권의 연대 필요성이 다시 부각될 수 있는 만큼 양측 모두 관계 설정을 외면하기 어렵다. 당장의 파열음에도 향후 어떤 형태로든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결국 연대·통합 논의의 향방은 양당이 지금의 감정적 충돌을 얼마나 신속히 수습하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냉각기를 거쳐 대화 채널을 복원할 경우 이번 공방이 일시적인 진통에 그칠 수 있지만 불신이 장기화하면 민주당의 대통합 구상 역시 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liminalli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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