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500만원 후원을"…'비자금 조성'까지 김승원 의혹 봇물
코로나 신약 개발 청탁 관련 구체적인 정황 공개…영장전담판사 '친분설'도
金 "무혐의 마땅"…한동훈, 金경기도당위원장 시절 '비자금' 조성 의혹 제기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로비와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시절 '비자금 조성' 정황 등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김 후보자의 신약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정황이 3일 공소장을 통해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관련 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검찰이 죄가 있다고는 판단하나 여러 정황을 고려해 재판에는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제넨셀' 대표 강 모 씨는 2021년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전제로 국책사업인 '코로나19 치료제 신약개발 신규지원 대상과제'에 지원, 약 100억 원의 임상시험비를 확보하려 했다.
하지만 국책사업 신청 기한이 같은해 9월 24일까지로 촉박해지자 임상시험 계획 승인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우선 승인을 전제로 '세종메디칼'과 투자자 모집 등 투자 논의에 나섰다.
그러면서 임상시험 계획이 빠른 시일에 승인될 수 있도록 정치인에게 접근하기로 했다.
강 씨는 지인인 브로커이자 사업가 양 모 씨에게 정치인 소개를 부탁했다.
양 씨는 과거 유흥주점을 운영한 사람으로, 친한동훈계(친한계)인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와 강남 유흥주점 마담 출신 양 씨는 김 후보자가 판사 시절 알게 된 사이"라며 "2013년 김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 양 씨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 변호를 했다"고 밝혔다.
양 씨는 강 씨의 부탁으로 같은해 10월 7일 김 후보자에게 전화해 "이거 오빠가 조금 들어주거나 하면 여러 가지로 좋은데, 왜냐하면 여기(제넨셀)는 이미 또 300억 투자도 유치가 돼 있어요"라고 말했다. 양 씨는 김 후보자에게 신약 개발 현황이 담긴 자료도 이메일로 건넸다.
다음날인 8일에도 양 씨는 김 후보자에게 전화 및 문자를 통해 "이걸 원래 12일날 발표해 주기로 했는데 식약처에서 못 해줄 거 같다고 해서"라며 "15일 우리 교수님(강 씨) 구주가 팔려요. 내년에 상장 준비로 가고 있는데, 늦춰져도 상관은 없는데 이유는 알아야 하니 알아봐 달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오케"라고 답장했다.
김 후보자는 같은달 12일 오전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전화해 '잘 챙겨봐 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문자를 통해 "담당 실무자들이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 회사는 제넨셀"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김 후보자에게 "잘 챙기도록 실무진에게 전달했다"는 답장을 보냈고, 김 후보자는 이를 양 씨에게 전달했다.
같은달 17일에는 여의도의 한 주점에서 김 후보자와 양 씨가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이 확인됐다. 양 씨는 "승인이 빨리 이뤄지도록 도와달라"며 강 씨와 상의한 결과 김 후보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일이 잘되면 개인 후원금 최대한도로 후원해 주면 된다는 취지로 답했다.
임상시험 계획은 같은달 26일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강 씨는 식약처의 임상시험 계획 승인으로 세종메디칼에 자신의 제넨셀 주식을 약 63억 원에 매도하는 등 경제적 이익을 챙겼다. 그러나 신약 개발이 실패하면서 주가 폭락으로 인한 피해자가 속출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 사기극에 김 후보자가 핵심 역할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씨는 계획이 승인되자 보답 차원에서 김 후보자에게 사례할 것을 강 씨에게 요구했다. 강 씨는 양 씨를 통해 김 후보자의 후원 계좌를 받아, 같은해 12월 31일 개인 후원금 한도인 500만 원을 송금하려 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연간 후원금 한도(1억 5000만 원)가 채워지면서 실제 송금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사건과 관련한 부수적인 의혹도 나오고 있다.
강 씨의 구속영장 심사를 담당했던 판사와 김 후보자의 '친분설'이 대표적이다. 김 후보자는 판사 출신이다.
박 의원은 "(당시 영장전담판사는) 김 후보자가 양 씨에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후배'라고 하며 수 차례 술자리까지 가졌다"며 "해당 판사는 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는데, 2차 청구 때 다른 판사는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당시 대검은 기획조정부장을 통해 김 후보자와 친분이 있는 이 판사의 영장심사 배제를 요청했지만, 법원행정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수개월간 진행된 식약처 공식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김 후보자의 청탁으로 코로나19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이 앞당겨졌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도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편의 제공은 없었다"며 "무혐의 (처분을) 했어야 마땅한데, 후원 방법을 소개해 줬다는 이유로 기소유예한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가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 '비자금'을 조성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자가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민주당 경기도당에서 여러 당직자에게 급여 명목으로 실제 급여 외에 월 200만 원씩 더 얹어준 다음 그 돈을 선관위에 신고한 도당의 정치자금 지출 계좌가 아닌 특정 당직자가 예금주로 된 통장에 지속·반복적으로 이체받는 방식으로 '페이백'해서 '비자금' 만들어 쓴 일이 있었는가, 없었는가"라고 공개 질의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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