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연대 저해 언급 조심"…혁신당 "신뢰 없인 대화도 없다"
조국 '李 유죄 가능성' 발언 도화선…양당 사흘째 신경전
'레드팀' 조국 연일 쓴소리…정치적 존재감 키울지 주목
- 김세정 기자, 서충섭 기자
(서울·전남광주=뉴스1) 김세정 서충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신경전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과 관련해 유죄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 도화선이 된 가운데 양측의 공방이 연대·통합 방식과 신뢰 문제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이해민 전 의원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으로 발탁하면서 양당 관계에는 한때 해빙 기류가 감돌았다. 그러나 이튿날 조 원장의 발언을 계기로 민주당에서 공개적인 비판이 잇따랐고 혁신당도 발언의 취지가 왜곡됐다며 맞서면서 분위기는 빠르게 반전됐다.
여기에 양당 간 통합 논의 여부를 둘러싼 진실 공방까지 겹치면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통합' 논의도 시작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3일 오전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티비의 방송 '민티07'에서 "혁신당에 대해서는 연대를 저해하는 언급은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고 우리가 입장 정리를 했다"고 밝혔다. 조 원장의 이 대통령 재판 관련 발언으로 양당의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앞서 조 원장은 지난 1일 이 대통령의 재판과 관련해 현행 대법원 판례가 유지될 경우 임기 후 재개되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에 대해서도 검찰의 조작 기소 여부를 감찰이나 수사 등을 통해 먼저 규명해야 한다며 충분한 근거 없이 추진할 경우 "정치적, 법적으로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는 박선원 최고위원이 조 원장의 발언을 두고 "동지의 언어일 수 없다. 배은망덕하다"고 비판하는 등 반발이 이어졌다. 김 대표의 발언 역시 이런 당내 기류 속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대표는 혁신당과의 연대·통합 가능성 자체는 열어뒀다. 그는 "창구를 개설했으니 대화를 시작하자"며 "합당 여부는 완전히 미정이고, 논의하고 양당이 판단하자"고 말했다. 이어 "합당과 연대는 다 열려 있는데 연대는 무조건 한다는 얘기는 이미 한 것"이라고 했다.
혁신당은 곧바로 조 원장의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며 맞받았다. 신장식 혁신당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조 원장이 유죄가 돼야 한다고 이렇게 얘기를 했느냐"라며 "지금의 법리와 법제도 안에서는 유죄가 될 가능성이 있으니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보편적이고 일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 대표는 "빌드업 잘하라는 얘기"라며 조작 기소 여부를 충분히 규명한 뒤 공소취소에 나서야 국민적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일각의 비판을 두고 "그게 진짜로 이 대통령을 위하는 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 원장의 발언에서 시작된 공방은 양당 간 신뢰 문제로도 옮겨붙었다. 황현선 혁신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의 '대화 창구' 제안을 거론하며 "진정한 통합과 연대를 위한 것이라면 순서가 있다"고 밝혔다.
황 최고위원은 대선 당시 야5당 원탁회의에서 합의한 교섭단체 요건 완화 등을 거론하며 "약속에 대한 이행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어 "그렇지 않다면 혁신당은 대화에 나설 이유가 없다"며 "대화도 통합도 신뢰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임명희 혁신당 대변인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민주당 대통합추진단장인 박범계 의원이 양당 간 실무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가 사실관계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한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언론에 발언하고 사후조치가 이뤄지는 일이 몇 번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의 발언을 놓고는 이후 민주당이 별도의 설명까지 내놨다. 민주당 공보국은 공지를 통해 김 대표의 발언이 "혁신당이 양당의 연대를 저해할 수 있는 발언이나 언급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혁신당은 민주당의 사후 설명에 다시 문제를 제기했다. 혁신당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분명히 말한 취지와 워딩이 있는데 공보국에서 저렇게 입장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먼저 사실관계가 틀린 얘기를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우리가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언 혁신당 선임대변인도 SNS를 통해 "민주당이 혁신당에 대해, 양당의 연대를 저해하는 발언을 조심해 달라고 경고를 한 것이라고 해석을 바꿨다"며 "연대를 위한 신뢰쌓기를 민주당은 우선해달라. 본인이 했던 말의 해석을 180도 바꿔 공보하는 행동을 보고 어떻게 신뢰를 쌓을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양당의 신경전에 불을 붙인 조 원장이 최근 정부·여당을 향해 잇따라 선명한 목소리를 내는 배경에도 정치권의 시선이 쏠린다. 이 대통령의 재판 언급으로 민주당의 강한 반발을 불러온 데 이어 정책 현안에서도 계속해서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다.
조 원장은 이날 전남광주에서 열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정책간담회에서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노력을 되돌리려는 퇴행적 흐름에 대해 강한 비판적 의식을 갖고 있다"며 "정부는 탈원전에서 감원전을 거쳐 증원전으로 선회하려고 하는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이처럼 최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쓴소리를 하는 '레드팀'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민생에 협력하고 개혁은 경쟁한다"는 원칙을 앞세워 정부·여당과 협력할 사안에서는 손을 잡되 개혁 의제에서는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혁신당의 독자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조 원장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중도보수층까지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맞물려 있다. 민주당이 중도층 공략에 무게를 둘수록 조 원장이 개혁·진보 진영에서 독자적인 정치적 공간을 확보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범여권의 차기 구도가 아직 뚜렷하게 형성되지 않은 만큼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조 원장이 '레드팀' 행보를 통해 존재감을 키울지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한편 혁신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법 개정안과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도 당론으로 반대하기로 했다. 각각 대기업의 무분별한 시장 침탈 우려와 국정원의 직무 범위 확대가 국정원 개혁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liminalli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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