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손봉기 제청 반려…與 "불가피한 조치" 野 "李대통령 헌법위반"

민주 "후추위 결과 존중해 재제청…조희대, 31일 답 내놔야"
국힘 "손봉기로 재제청하라…대통령 '대법관 쇼핑' 유례없어"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청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8.28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김정률 남해인 조유리 기자 = 여야는 28일 이재명 대통령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 국회 제출을 하지 않고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청한 것을 두고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절차적 하자를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강조했으나,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맞받았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만 국회에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손·김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제청했다. 이 과정에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서면으로 제청안을 올렸고, 손 부장판사는 여권 내 비토가 강한 인물이라 논란이 커졌다.

강 대변인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실질적 임명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행사돼야 하는 권한"이라며 "재제청 요청은 대법원장 제청권 제한이 아니라 헌법이 정한 상호 견제의 한 방식"이라고 신속한 재제청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절차적 하자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며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은 국민주권 원리와 적법절차 원칙을 세우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조 대법원장은 지체 없이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대법원장이 정치에 뛰어들었다는 오명을 씻기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국민이 부여한 제청권을 똑바로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재제청과 관련해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사람 (3명) 중 하는 게 합리적이다. 31일에 조 대법원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직접 출석해 답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이 앞서 추천된 3명 중에서 재제청하지 않을 경우의 조치에 대해선 "거기까지 말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재제청 요청은 사법부 독립이나 제청권의 침해가 아니다"라며 "제청권과 임명권 사이 헌법이 예정한 견제와 균형의 과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조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헌법상 임명권과 대법관 후보 추천위 추천 결과를 존중해 신속히 재제청하라"며 "31일 법사위에 출석해 관련 계획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5선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청와대가 두 대법관 후보자 제청에 선별적 반려 및 임명을 결정한 건 법 절차와 지금까지의 관습을 살펴볼 때 최상의 결정"이라며 "재제청 요구를 받은 조 대법원장은 현 사태 책임을 통감하고 마땅히 사퇴하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박형수 간사(오른쪽)와 주진우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재제청 요청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유승관 기자

반면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재제청 요구는 이 대통령의 명백한 헌법위반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청와대 주장은 대법관 제청에 대통령 동의가 필요하다는 뜻인데, 이렇게 되면 대법관 임명 절차에서 대통령은 '제청'과 '임명'에 2번 개입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손봉기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이송하지 않은 건 국회 인사 검증과 동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기도 하다"면서 "청와대 주장은 사실상 대법원장을 대통령의 아랫사람으로 여기는 행동이다. 명백한 삼권분립 부정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나아가 임기 중 22명의 대법관을 모두 대통령 마음대로 임명하기 위한 사법부 길들이기의 신호탄이다. 위헌을 불사하면서까지 자기 재판의 재판관을 본인이 임명하겠다는 뜻"이라며 "사법부는 손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국회 동의를 구하라"고 맞불을 놨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는 제청권이 임명권을 뒷받침하는 하위 권한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헌법 제104조는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임명하도록 명시한다"며 "제청권을 임명권에 종속시키는 건 헌법 문언에 없는 자의적 해석"이라고 꼬집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법원장이 헌법에 따라 제청한 후보를 국회에 넘기지도 않고, 대통령 마음에 들 때까지 다시 내놓으라고 한다면 대법원장 제청권 위에 대통령 선택권을 올려놓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회견을 열어 "대통령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자 제청은 거부하는 대통령의 '대법관 쇼핑'은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 대통령은 즉시 손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밝혔다.

한편, 이미선 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의 정당한 조치를 두고 헌법 절차를 걷어찼다며 날을 세우는 국민의힘 행태는 민망한 적반하장"이라며 "조 대법원장은 이번 사태에 무거운 책임을 지고, 지체 없이 적법한 재제청 절차에 나서라"고 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