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위 이상 경찰에 수사권…與 "충분히 검토" 野 "괴물 법안"

국무회의서 원안대로 의결돼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8.4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박기현 홍유진 기자 = 최근 국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경위 계급 이상의 경찰공무원'에 수사권을 부여한 내용이 포함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소관 상임위원회의 소위원회 단계부터 논의가 충분히 이뤄졌고 법무부도 문제 제기한 적이 없는 조항이라는 입장이나, 국민의힘은 논의가 불충분했으며 국민 인권을 집어삼키는 괴물 법안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4일 국회에 따르면 검사 보완 수사권 완전 폐지가 골자인 이 형소법 개정안 197조엔 '경위 계급 이상의 경찰공무원'에 수사권을 부여한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은 여당 주도로 추진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바 있다.

기존 형소법 197조는 '경무관, 총경, 경정,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 범인·범죄사실·증거를 수사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검찰 등에서 지금까지 문제를 제기했던 게 '수사권이 없는 사람의 수사 지휘, 영장 지휘는 위법'이란 것이었고, 형소법 제정 당시엔 경찰 계급이 경무관까지밖에 없어서 (기존법이) 그렇게 돼 있던 것"이라며 "수사 권한이 있다고 다 수사하면, 검찰총장에게는 검사 권한이 없느냐"라고 말했다.

법률로만 해석하면 경찰 수뇌부에게 수사권이 부여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기존 조항에 '경무관'이 포함됐을 때도 경무관이 직접 수사하던 것은 아니었던 만큼 상식선에서 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 관계자는 또 "소위에서 논의하고 위원회 대안이 만들어질 때 개정안에 있는 내용만 반영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현재에는 맞지 않는 것을 맞춰달라는 경찰 의견을 소위 위원들이 합리적이라고 봤고, 법무부도 딴지를 건 적이 없다"며 "소위 의결 때, 안건조정위원회, 전체회의 의결 전까지 법무부에서 충분히 검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사위 논의 과정에 해당 조항이 언급됐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민주당 공청회 등에서도 해당 조항에 대한 문제 제기는 없었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법사위 논의 과정에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견을 열어 "검사동일체 원칙 때문에 검찰의 거대한 수사권에 비판을 제기했는데 이제 모든 경찰 간부에게까지 수사권을 부여했다"며 "검사동일체보다 더 강력한 경찰 동일체 원칙이 작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모든 경찰 고위 간부에게 수사권을 부여한 형소법은 국민 인권을 집어삼키는 괴물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 조항을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었고, 깊이 있는 논의도 이뤄지지 않아 문제를 제기할 시간도 없이 법이 통과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고위직으로 가면 갈수록 정치적 중립성이 약해지는 것"이라며 "(자신을) 임명한 사람들이 직접 승진을 시켜주는 사람인데, (개정법으로) 정치적 중립성이 당연히 흔들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해당 형소법 개정안을 원안대로 심의, 의결했다. 개정 형소법은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출범하는 10월 2일 시행된다.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범여권 주도로 법안이 처리된 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해 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