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보완수사권 폐지' 형소법 개정안 與주도 법사위 통과…野 반발

민주, 30일 국회 본회의 상정해 처리 추진

국민의힘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2026.7.29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손승환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범여권 주도로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형소법 개정안을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한다는 목표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이날 오후 속개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대체토론 뒤 국민의힘이 표결을 거부하고 이석한 가운데 해당 개정안을 가결했다. 보완수사권 존치를 당론으로 채택한 국민의힘은 폐지 안에 반대해왔다.

개정안은 김용민 민주당·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안, 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 안,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 안, 보완 수사권을 일부 존치하는 홍기원 의원 안, 국민의힘 당론 안인 정점식 의원 안 등 10건을 통합 조정한 것이다.

핵심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완전 폐지하는 대신, 당 안팎에서 제기된 우려를 반영해 범죄 피해자 보호 장치를 보완하는 내용이다. 수사 주체는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했다.

보완수사 요구 대상과 범위를 정비하며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사법경찰관은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보완 수사를 이행하도록 했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의 경우 검사가 사법경찰관에게 재수사 요구를 하면서 이행 기간을 설정하는 등 현행보다 강화된 권한을 부여했다.

또한 검사가 공소제기 여부, 재수사 요구 여부, 공소유지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건 관계인 등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관계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되, 이를 수사와 명확히 구분해 직접적 증거 수집이나 강제 처분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사법경찰관이 압수수색 검증을 실시하는 경우 전 과정을 영상 녹화하도록 하고, 피의자 또는 변호인 요청이 있는 경우 피의자 진술을 녹음하도록 했다.

피해자 권리보호 차원에서 수사 기록 열람 복사 청구권을 신설했다.

사법경찰관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통지 절차를 강화하는 한편, 수사 지연이나 권리침해가 있는 경우 고소인 등의 이의제기권을 부여하고 검사에 대한 피해자의 면담 신청권도 추가했다.

고발 사건 재정신청 대상은 가정폭력, 노인학대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로 확대하며 재정신청 관할을 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변경했다.

서영교 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2026.7.29 ⓒ 뉴스1 신웅수 기자
긴급체포 악용 소지 우려 반영해 '경찰이 검사 승인' 현행법 유지

형소법 196조에 규정된 검사의 일반적 수사권은 삭제됐다. 앞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를 삭제하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소위 논의 과정에 추가 입법 없이도 위헌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범여권 판단이 있었다.

민주당 안에서 경찰이 피의자를 긴급체포한 뒤 검사에게 통보만 하도록 한 조항은 현 형소법을 유지해 검사 승인을 받도록 했다.

경찰이 검사 통제 없이 피의자를 48시간 동안 체포해 구금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 긴급체포가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야당 간사 박형수 의원은 "우리는 자리만 채우는 들러리다. 정점식 의원이 제출한 형소법 개정안 중 단 하나라도 반영된 게 있냐"며 "국민 60% 이상이 (폐지에) 반대하는데 왜 강행 처리하느냐"고 지적했다.

곽규택 의원은 "논의 과정을 보면 국회가 민의의 정당이 아니라 '민주당의 전당'"이라며 "민주당 내 검찰을 악마화하려는 강성 지지층 의견만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오늘 개정안이 국민 우려를 모두 불식시키긴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한 번에 모든 걱정을 다 덜어내는 개혁을 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끊임없이 피해자와 시민단체, 시민 목소리를 듣고 더 좋은 형사사법 체계로 개편하기 위해 노력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형소법 개정안이 전체회의에 상정되자 안건조정위원회를 신청했다. 본회의에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대응해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안건조정위 최장 활동 기한은 90일이다. 다만 위원 6명 중 4명 이상이 찬성하면 기한 전이라도 조정안을 바로 의결할 수 있다. 안건조정위는 민주당 3명(박지원·김승원·김용민), 국민의힘 2명(박형수·김태규), 비교섭단체 1명으로 구성됐다.

안조위원장은 제1교섭단체 위원이 맡게 돼 있어 5선의 박지원 의원이 선출됐다. 비교섭단체에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들어가며 안건조정위는 사실상 무력화됐다.

이날 오후 2시께 시작된 안건조정위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적 진행에 반발해 오후 3시30분께 표결을 거부하고 퇴장했다.

이후 범여권 위원 4명 찬성으로 형소법 개정안은 전체회의에 회부됐다. 김승원 의원은 "국민의힘이 수사권이 검찰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웅변 같은 주장만 계속했다"며 "토론 마무리를 위원장에게 요청해 박지원 의원이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박형수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개악 안'"이라며 "안건조정위는 여야 간 첨예하게 다투는 법안을 더 심사숙고해 처리하자는 건데, 요식행위로 만들려고 국회법에 안건조정위를 뒀느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안건조정위 종료 뒤 속개한 법사위 전체회의장에 '보완 수사권 범죄피해자 마지막 희망' 손팻말을 들고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다만 전체회의에선 국민의힘 반발에도 범여권 주도로 형소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