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법카' 관리 구멍…홍명보, 집근처서 1400만원 긁어

자택 인근 호텔·정육식당·해장국집 포함…휴일에도 결제내역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새벽 조현우 등 선수들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 팬들 야유 속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6.30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홍명보 전 감독이 자택 인근 호텔과 식당 등에서 법인카드로 총 1400만 원을 결제하고도 별도 소명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받은 협회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24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홍 전 감독이 쓴 법인카드 금액 총 3742만 원 중 1406만 원이 그의 집 근처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제 장소엔 홍 전 감독 자택 인근 호텔과 정육식당, 해장국집 등이 포함됐다. 어린이날과 현충일, 광복절 등 공휴일에도 분당구에 있는 업소에서 수십만 원을 결제한 내역이 확인됐다.

축구협회 업무추진비 지침상 휴일과 원거리 지역 등에선 법인카드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불가피하게 카드를 쓴 경우 출장 등 객관적 증빙자료를 갖추거나 소명서를 내야 한다.

진 의원 측은 "축구협회는 홍 전 감독 자택 인근 결제와 관련해 별도 소명서를 제출받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 영수증에 참석자와 인원 등을 기재했고, 월 1회 사용 내역을 점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지침상 소명 절차가 실제 관리 과정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진 의원 측은 지적했다.

축구협회는 앞서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법인카드 관리 문제가 확인되자 2025년 5월 전 직원 대상으로 법인카드 사용 교육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홍 전 감독은 자택 인근에서 총 994만 원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축구협회는 2021년 3월 벨기에 소재 항공업체 ASL에 법인카드로 약 9800만 원을 결제하기도 했다. 축구협회 측은 이에 대해 "추가 수하물 운송을 위한 비용"이라고 해명했으나, 이 업체는 전세기와 비즈니스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한다.

축구협회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으로 10년 전 대국민 사과문까지 냈지만 지금도 백화점과 주유소 결제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는 2016년 문체부 조사에서 적발돼 경찰 수사로 이어진 바 있다.

그러나 진 의원실이 2021년부터 올해까지의 협회 법인카드 결제내역을 분석한 결과 카드사 업종 기준으로 백화점 결제는 218건(2602만5980원), 주유소 결제는 300건(5188만2527원)에 달했다.

이 기간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는 롯데·현대백화점 등에서 3차례에 걸쳐 54만6000원을 결제했다. 홍 전 감독은 신세계백화점 등에서 16만 원을 썼다. 축구협회의 관련 지침엔 백화점, 아동복 등 업종에 대한 법인카드 사용 제한 기준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선미 의원은 "법인카드 사용 기준부터 다른 종목 단체 수준으로 구체화하고, 공시조차 제대로 못 하는 관리 체계를 전면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