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DJ 찾아 "집권당다운 집권당"…盧 향해 "다시 깊이 사과"

지난 16일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후보 등록 후 첫 공식 일정
"盧, 공식 화해 이뤄졌다고 해줘…통합정치 새기고 나아갈 것"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김민석 전 총리와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 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17일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2026.7.17 ⓒ 뉴스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17일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잇달아 찾아 참배했다. 전날(16일) 후보 등록 이후 첫 공식 일정이다.

김 전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서는 '집권당다운 집권당'에 대한 의지를 밝혔고, 노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후단협(후보단일화협의회) 소속은 아니었으나,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후단협 사태 등에 대해 거듭 고개를 숙였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재단, 김대중 학술원 관계자 등의 안내로 김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분향했다. 김 전 총리는 34년 전 김 전 대통령이 발탁해 정치에 입문했고 이에 '김대중의 정치적 양자'로 불려 왔다.

김 전 총리는 방명록에 '헌법정신의 바탕 위에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고 적었다. 참배에는 김 전 대통령 맏손자인 김종대 씨도 함께했다. 김 씨는 김 전 대통령 차남인 김홍업 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장남이다.

김 전 총리는 김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묘역을 둘러본 뒤 백학순 김대중 학술원장 등과 대화를 나누며 "야인으로 있을 때 김 전 대통령이 제게 주셨던 '퇴수(물러나 내공을 닦는 것)를 잘 해라'는 말씀으로 18년을 버텼다"고 했다.

이어 "어려움을 이길 수 있던 건 대통령의 가르침과 격려 덕분이었다"면서 "그 시간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다시 정치에 돌아와 과분하고 영광되게 대통령님이 반석 위에 올려놓으신 민주당 대표에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원한 스승이신 대통령님과 이희호 여사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대통령께서 승리했던 (1997년) 대선 때 한 달 내내 차 옆자리에 앉아 수행을 했고 집권당다운 집권당을 만드는 실무를 맡았다"며 "새천년민주당이라는 이름을 만들었을 때는 DJ가 그렇게 기뻐하셨다"고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이재명 국민주권정부는 김대중의 노선 위에 서 있다"며 "(당대표가 되면) 그 뜻을 잘 따라 집권당다운 집권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참배를 마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김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대통령이 되시고 나서, 민주당 이름을 회복해 새천년민주당을 만드실 때 기뻐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저는 그 새천년민주당의 첫 총재비서실장으로 대통령이자 총재이신 DJ를 보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DJ의 역사를 잇는 민주당 당대표 도전만으로도 영광"이라며 "민생·실용·평화·통합의 정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김민석 전 총리가 1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대통령 묘소 참배를 마치고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6.7.17 ⓒ 뉴스1 최지환 기자

이후 김 전 총리는 또 다른 SNS 글을 통해 "당대표 후보로서 노무현 대통령님 묘역을 참배하는 오늘은 특별히 만감이 교차한다"고 했다.

그는 "크게 죄송했고, 넓게 품어주셨고, 몹시 그리운 분"이라며 "2002년 후보단일화와 탈당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노무현 대통령님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비롯한 모든 분께 다시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당내 반노(반노무현)·비노(비노무현) 의원들이 정몽준 당시 무소속 의원과의 단일화를 주장하며 집단 탈당한 사건이 후단협 사태다. 김 전 총리는 후단협 소속은 아니었지만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며 민주당을 탈당해 정 의원 캠프(국민통합21)로 향했었다.

김 전 총리는 "당시 저의 오판과 부족으로 18년의 야인시절을 겪었다"며 "노 대통령님께서는 자서전을 통해 2002년 당시를 회고하시고, 제가 최고위원이 돼 봉하를 찾았던 2008년에는 '대의원들의 명령에 의해 공식 화해가 이뤄졌다'고 말씀해주셨다. 깊고 큰 분이셨다"고 했다.

이어 "2002년의 경험은 제게 정치공학보다 대중의 힘, 당원의 힘이 승리의 본질임을 가르쳐줬다"며 "노 대통령님께서 큰 관용으로 품어주신 정치 복귀의 문을 지나 오늘까지 왔다. 그때의 교훈을 늘 새기고, 노 대통령님께서 꿈꾸신 통합의 정치, 사람 사는 세상을 이뤄가겠다. 노무현 대통령님!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후 경남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고, 방명록에는 '대통령님의 큰 가슴과 통합정치의 꿈을 늘 새기고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