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적 실패' 던진 유시민…친명계 "저주" "금도 넘었다" 비판 확산

김남준 "개혁의 적 늘리는 독설"…강득구 "노골적 디스"
송영길 "조언할 게 있으면 편지로"…정청래는 "노코멘트"

유시민 작가가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돌베개·평산책방’ 부스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북토크 중 책을 읽고 있다. 2026.6.25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기자 = 민주진보 진영의 대표 논객으로 꼽혀온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두고 "필연적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하자 더불어민주당 친명(이재명)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비판론이 확산하고 있다. "독설", "저주와 악담", "금도를 넘었다"라는 반응이 잇따르며 유 작가를 향한 공개 성토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명계는 유 작가가 전날(15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서 검찰개혁 문제와 중도 확장 기조 등을 거론하며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비판한 데 대해 일제히 반박에 나섰다. 이들은 유 작가가 정책을 넘어 대통령의 의도와 동기까지 단정적으로 해석했다고 보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김남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 작가의 발언은 개혁을 위한 쓴소리라기보다 개혁의 적을 늘리는 독설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검찰개혁의 내용과 속도는 얼마든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정책적 판단의 가능성을 배제한 채 '대통령이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원하지 않는다'고 단정하는 것은 사실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동기에 대한 추정"이라며 "(유 작가는) 개혁의 쟁점을 진영 내부의 적대관계로 바꿨다. 이렇게 되면 검찰개혁의 상대보다 같은 진영 내부가 먼저 서로를 향해 싸우게 된다"고 주장했다.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의 '선관위 국민참정권 침해 규탄 및 대학가 시국선언 관련 기자회견'을 소개하고 있다. 2026.6.10 ⓒ 뉴스1 안은나 기자

김 의원은 "확인되지 않은 의도를 단정하고 '마키아벨리적', '필연적 실패'와 같은 언어로 개혁 진영 내부를 갈라놓는 것은 결코 개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개혁의 실패를 경고하면서 그 실패 가능성을 키우는 언어를 써선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친명계인 강득구 최고위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직접적으로, 노골적으로 이 대통령을 디스한 것"이라며 "금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강 최고위원은 "이재명 정부가 이제 2년 차에 접어들었다. 지금 실패의 길로 가고 있나, 반국민적 길을 가고 있느냐"라며 "유 작가의 말은 동의도 못 할뿐더러 어떻게 보면 상당 부분을 왜곡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당의 원로인 박지원 의원도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진보적 지식인인 유 작가는 누구를 대안으로 두고 이제 갓 1년 지난 이 대통령을 흔들어댈까"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유 작가가 과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판했던 걸 거론하면서 "유 작가는 DJ정부 5년 내내 흔들고 괴롭혔다. 집권 2년째는 하야론에 이어 마침내 정신 이상설도 제기했다"며 "그의 패악질 훼방에도 불구하고 DJ는 역사적 국민적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됐고 지금도 세계와 우리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이라고 반박했다.

원조 친명인 김영진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 방향성을 비판한 유 작가의 발언에 대해 "이 대통령이 생각했던 수사·기소 분리의 원칙 그리고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부분은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큰 물주기를 가고 있는 건데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어겼다고 평가하기엔 너무 과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채현일 의원도 페이스북에 "유 작가가 이재명 정부의 실패를 단정한 것은 비판을 넘어 저주처럼 들린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비판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근거 없이 감정만 앞서 보인다"면서 "국정운영에 함께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찬물 끼얹는 비난은 이제 멈춰 달라"고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8·17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16 ⓒ 뉴스1 안은나 기자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송영길 전 대표는 이날 중앙당사에서 후보자 등록 접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유 작가가 지적한 충정은 이해하지만 저주와 악담식으로 표현한 건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진심으로 조언할 게 있으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든지, 별도로 전달하는 방식이 좋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의원도 이날 당대표 후보 등록 후 "유 작가의 충정은 100%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방식의 말씀은 토론을 불가능하게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모든 걸 선악으로 구분해 내려는 게 오히려 더 필패의 길"이라고 꼬집었다.

정청래 "노코멘트…다만 검찰개혁 실패하면 총선 어려워"

앞서 유 작가는 정계 개편을 증축·재건축·재개발 세 단계로 나누고, 이 대통령이 민주당의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병태 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인요한 대한적십자사 회장 등 논란이 된 인사를 거론하며 단순한 외연 확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시장 후보 경선과 국회의장 선출 과정에서 대통령이 특정 인물을 사실상 지원한 점도 거론하며 이를 정계 개편 구상과 맞닿아 있는 행보로 해석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이 재건축을 해야 할 정도로 문제가 많은 정당인 건 아니다"라며 "어떤 정계 개편을 머릿속에 두고 있는 것 같은데 사람들에게 구상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 추진하는 게 아니고 대통령의 권력 힘으로 하고 있어서 불안하다.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필연적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이 대통령이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이 매우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고, 본인에게도 해가 되고, 나라에도 좋지 않은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나름대로 모든 걸 본인 수준에서 검토해서 어떤 길을 선택했는데 저는 그 선택이 실패로 끝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또 다른 민주당 당권 주자인 정청래 전 대표는 유 작가의 발언에 대해 "노코멘트 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다만 검찰개혁 문제에 대해선 "민주당의 정체성이고 개혁이고 깃발이자 상징"이라며 "정체성이 훼손되고 , 깃발이 찢어지고, 상징이 얼룩진다면 민주당을 지지해온 전통 지지층에겐 엄청난 실망과 외면, 서운함 같은 게 밀려올 것으로 생각해서 누구의 말을 떠나 저는 검찰개혁 실패하면 총선도 어려워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정청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사 권력 오남용 사례로 본 형사소송법 개정 토론회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2026.7.16 ⓒ 뉴스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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