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 형소법 두고 與 이견…속도론에 보완론까지 의견 분출
"피해자 보호 장치·민생 범죄 한해 제한적 보완수사 필요"
강경파 "완전 폐지…'장윤기 사건' 보완수사 문제 아냐"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두고 민주당 내 이견이 분출하고 있다. 법안 처리 속도를 강조하는 강경파 기조와 달리, 피해자 보호와 수사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확산하면서 의원총회를 앞두고 내부 논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국민의힘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만 참석했다.
8·17 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 이전에 행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민주당 강경파의 목표와 달리 논의가 본격화되자 당내 법사위 의원들 사이에서도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김남희·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를 비롯한 6개 여성단체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이 피해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남희 의원은 "개혁의 방향이 아무리 옳더라도 그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가 발생해선 안 된다"며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장애인·여성·아동 등 형사사건 피해자들이 수사 지연과 반복되는 진술 등 피해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다운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소속 변호사는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한 이번 개정안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일반 시민이 범죄 피해를 입었을 때 경찰과 검사 모두 성실히 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엄밀하고 치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남희 의원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여러 단체에서 피해자 권리 보장을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고 내용을 전달해 주기로 한 상황"이라며 "그런 내용을 검토해 개정안을 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피해자 권리 침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보완수사권을 일률적으로 없애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기류가 민주당 내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일부 의원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따른 우려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예외 조항'을 두는 절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홍기원 의원은 보완수사요구권만 인정하되, 성폭력·아동학대 등 취약계층 사건과 보이스피싱 등 민생 범죄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별도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SNS에서 "장에 구더기가 생기는 정도의 일이라면 저도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찬성하겠다"며 "하지만 국민 가슴에 피멍이 들고 범죄자가 법망을 피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일이기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목전에 증거인멸이 벌어지거나 인멸 위험성이 있는 경우, 공소시효가 인접한 사건인 경우 보완 장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고민정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관해 "내일 의원총회가 열리고 그 자리에서 논쟁이 펼쳐질 것"이라며 '다른 목소리도 의총에서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그럴 거라고 본다"고 답했다.
반면 당내 강경파는 '완전 폐지'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 권한을 다시 남겨둘 경우 개혁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추가 논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영호 의원은 이날 SNS에 "보완수사권은 단 한 점도 남겨둬선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이번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 간부 아버지의 사건 은폐 시도도 엄밀히 말하면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상 회피 의무가 지켜지지 않은 탓이지 수사·기소의 분리 문제라든지 보완수사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권의 본질은 검사의 직접수사권이란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어떤 형태로든 이를 남겨두면 윤석열 일당과 같은 정치검찰은 또다시 '불멸의 신성가족'이라는 검찰의 부활을 도모하는 빌미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가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외에 다른 발의안을 낸 김용민 의원도 전날 SNS에 "(2022년) 모든 언론과 친검(친 검찰) 전문가 등이 등장해 검찰개혁을 비난했고, 거기에 밀려 6대 범죄 중 (검찰의 수사 대상에) 2대 범죄(부패범죄·경제범죄)를 남기게 됐다"고 적었다. 이어 "그 후과는 내란"이라며 "다시 반복되지 않게 힘을 모아야 한다"고 신속 처리를 주문했다.
hi_na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