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이 던진 숙제…'보완수사권 폐지' 보완책 고심하는 與
장윤기 사건 이후 경찰 부실수사 우려 대책 마련 확산
폐지 기조는 유지…김한규 "국민 의견 듣고 보완할 것"
- 김세정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추진하는 가운데 장윤기 사건 발생으로 후속 입법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당은 폐지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피해자 보호와 경찰 견제 장치를 어떻게 담아낼지를 놓고 조율에 들어간 모습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10월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 맞춰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제기된 우려를 반영해 경찰의 수사 공백을 최소화할 보완 방안을 함께 마련하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당내에서는 폐지 원칙은 유지하되 부작용을 최소화할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검사 출신인 박균택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보완수사권 폐지를 원칙으로 당연히 하고 있다"면서도 "폐지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장윤기 사건에 대해선 "(이렇게) 경찰이 어떤 사심을 갖고 일 처리를 잘못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라면서 "공소시효 임박 사건처럼 시간이 매우 촉박한 경우 보완수사 요구권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의문 제기가 있다 보니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심층적으로 토의돼야 할 주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홍기원 의원은 보완수사권 자체를 일부 남겨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홍 의원은 전날(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검사에게 남용 가능성이 있는 수사권 존치에는 반대한다"면서도 "그렇지만 보완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면 결국 변호사도 쓸 수 없는 서민, 성범죄 피해자 같은 민주당 가치와 철학상 절대적으로 보호해 줘야 할 사회적 약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검사의 권한 남용 가능성을 없애고 정치검사가 다시는 나올 수 없도록 하면서도, 힘없는 억울한 피해자를 최소화하는 수준의 보완수사권을 남겨둘 여지는 없는지 심도 있는 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숙의가 아닌 최적의 해법을 찾아가기 위한 숙의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조 친명(친이재명)인 김영진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보완수사권 관련 질문에 "충분히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가 그대로 진행되냐고 묻자 "결정된 사안은 아니니까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검찰개혁 강경파는 장윤기 사건이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며 예정대로 입법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7월 중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김 의원은 "서영교 법사위원장의 경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시민사회나 피해자단체에서 있으니 그분들 목소리를 계속 들으면서 우리가 준비한 안을 설명해 드리고, 요구하는 내용 중 수용할 게 있으면 수용하는 과정을 밟겠다는 것"이라며 "그런 과정을 압축적으로 해서 7월 마지막 주 정도에는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시키고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를 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일 법사위 1소위에 법안을 회부해 심사할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박 의원도 "가장 중요한 건 7월 중으로 형사소송법을 심사하고 통과시키는 것"이라며 "장윤기 사건에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이런 일이 다신 일어나선 안 된다는 마음이 있는데 그런 불안함이 없도록 꼼꼼하게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장치를 더 마련하겠다. 경찰의 부실수사는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부패와 비리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수처에서 수사할 수 있도록 들여다볼 제도가 큰 틀에서 마련돼 있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짚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보완수사권 폐지 원칙은 유지하되 우려를 해소할 제도적 보완책도 함께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오늘 오후 민주당은 형사소송법 개정 TF 회의를 열어 당내에서 수렴한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법안이 마무리되는 대로 신속하게 제출하고 법사위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시작하겠다.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적으로 통과할 때까지 국민의 의견을 계속 듣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김 원내수석은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당의 방침은 바뀌지 않는다"며 "장윤기 사건은 보완수사를 통해 경찰 수사의 미진한 부분을 확인한 건 맞지만 반드시 보완수사권만이 해결 방안은 아닌 것 같다. 보완수사 요구 통해 찾아내고 보완하게 하는 제도가 준비되고 있고, 과거보다 보완수사 요구에 경찰이 응할 수밖에 없게 실질화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liminalli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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