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태규 "李사법리스크 피하기가 국시…악법 다 개정하고 싶다"
'올드팝' 듣는 'F'가 강한 'ISTJ' 초선 의원…"정치의 정자도 몰랐다"
"尹에 충성도 있다…미관말직 받았어도 임명권자에게 예의 지켜야"
- 김일창 기자,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박기현 기자 = 인터뷰를 위해 의원회관 사무실에 들어서자 '올드팝'이 잔잔하게 들려왔다. 방송통신위원회 시절 관용차를 운전해 주던 분이 어느 날 튼 팝송이 좋아 호감을 표하자, 자신이 사퇴하는 날 비슷한 팝송 수백곡을 USB에 담아 선물했다고 한다.
과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당시 야당(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한바탕 붙으며 이름을 알린 그의 MBTI 첫 글자는 의외로 'I'(내향형)였다. 검사 결과 'ISTJ'(현실주의자)가 나왔지만, 본인은 'F'(감성형)가 더 강하다고 믿는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울산 남구갑)을 7일 만났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변호사·판사 생활을 하던 그는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2년 10월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과 2024년 7월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사법부에서 행정부로 적을 옮겼다. 행정부로 옮기기 전까지 정치권과 전혀 인연이 없던 그를 발탁한 인물은 누굴까.
김 의원은 "아직도 저를 권익위 부위원장으로 추천한 사람을 모른다"며 "아마 그때 제가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었는데, 이를 본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저를 택하지 않았을까 추측만 할 뿐이다"라고 했다.
전 지역구 의원이자 현 울산시장인 김상욱 시장의 행보에 대해서는 날 선 비판이 돌아왔다. 김 의원은 "공무원들을 적으로 만들고 시정을 시작했다"며 "김 시장이 울산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벌써부터 자기를 안 도와준다고 방송에서 말하던데, 윤 전 대통령 시절 국회에서 민주당이 발목을 잡았던 딱 그만큼만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같은날 시행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이른바 '입틀막법'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낸 저서 중 한 권의 제목은 '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인데, 이 책의 부제는 '표현의 자유가 신음하는 나라'다. 그만큼 그는 표현의 자유를 중시했다.
앞으로 2년, 어쩌면 그보다 더 긴 시간을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있는 그에게 포부를 묻자 "불필요한 법들, 현실에 맞지 않는 법들, 악법들을 개정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굉장히 센 이미지인데 실제로 전화통화 해보니 부드러운 인상을 받았다.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은 어떤 사람인가.
▶어릴 때는 낯가림이 심했다. 토론 수업 같은 거 있으면 하고 싶은말은 아주 많은데 낯가림이 심해 끙끙하다가 한마디도 못 했던 아이였다. 그런데 커가면서 이렇게 해서는 살아가기 힘드니까 생존형으로 앞에도 나서고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싶다. MBTI는 'ISTJ'인데, T보다는 F 성향이 강한 거 같다.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은 언제인가.
▶판사 생활하다가 권익위로, 그리고 방통위로 갔다. 그리고 지난해 7월초에 방통위에서 나왔다. 울산에서 판사 그만두고 변호사 바로 했으면 먹고 살 수 있었는데, 행정부 일을 하다가 다시 돌아가니 변호사로 일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이 상황에서 내가 뭘 하면 제일 잘할 수 있나 생각했고, 내 성질대로 하고 싶은 말 할 수 있고 메시지도 잘 받아들여지는 자리가 의원이라고 생각했다.
―판사 시절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를 비판하면서 서서히 대중의 눈에 띈 거 같다. 그러다가 방통위 부위원장 시절 민주당 의원들과 격론을 벌이면서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거 같고. 행정부로 넘어온 건 어떤 정치적 인연이 있어서였나.
▶전혀 아니다. 작년 7월에 그만두고 11월에 지역구 당협위원장 공모 소식이 있어 내가 지원한다는 소문이 돌자 구의원 등이 나를 찾아왔는데, 그때 '이 사람들이 왜 나를 찾아오지'라고 생각했다. (당협위원장은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등의 공천권을 갖고 있다) 그만큼 정치를 몰랐다.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를 비판하면서 칼럼을 많이 썼는데 이걸 윤석열 대통령이 본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나를 권익위 부위원장으로 임명한 거 같다. 다 추측이다. 지금도 나를 추천한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
―일각에서는 '친윤(친윤석열)' '윤어게인'으로 분류하는데.
▶나를 임명한 게 윤 대통령이 맞으니까 그 사람에 대한 충성도는 있다. 없으면 이상한 것이다. 그래서 친윤이라고 부른다면 '오케이'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 보면 좋겠다. 내가 권익위, 방통위 부위원장 때 누가 나를 '친윤'이라고 생각이나 했겠나. 내가 스스로 '친윤'이라고 했으면 다들 콧방귀 뀌었을 것이다. 친윤이 그 많은 차관급 자리 중 권익위로 갔겠나. 그많던 친윤들 대통령 구속되니 싹 없어지더라. 나는 내가 아무리 미관말직 받았어도 의미있다 생각하고, 의미가 있다면 임명권자에게 예의를 지키는 것이 인간의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김상욱 시장의 시정은 어떻게 보나. 인수위 때부터 방송으로 공개하고 이재명 대통령도 공개 칭찬하던데.
▶첫 행보로 공무원들 군기 잡는 쇼츠 올렸고, 둘째로 시의회 의원들이 자기 안 도와준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리더의 자질이 없다. 시장 앞에서 보고하던 공무원들 20~30년 일한 전문가다. 그 분야에서는 김 시장보다 훨씬 전문가고 수많은 시장을 거쳐서 여기까지 온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을 존중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해야지 하찮은 존재로 폄훼하면서 시민들의 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전형적인 좌익 정치의 모습이다.
―시 의회는 국민의힘이 장악했다.
▶윤 대통령 시절 지금 민주당이 어떻게 했나. 자기들은 국회에서 그렇게 해놓고 시의회가 안 도와준다고 방송에서 저렇게 말하는 것이 참 그렇다. 우리 시의원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이런 스토리 다 알고 있으니 민주당이 했던 딱 그만큼만 하자고. 민주당보다 더 나빠서야 되겠냐고.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어떻게 평가하나.
▶내가 책을 두 권 냈는데 그중 하나가 '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이다. 이 책의 부제가 '표현의 자유가 신음하는 나라'다. 표현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제일 중요한 에센스다. 이게 없으면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치체제 자체가 유지되지 않는다. (정보통신망 개정안은) 우리 헌법 체계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낮고 익숙하지 않은 자들이 만든 법이다.
―당내 상황도 복잡하다. 장동혁 대표가 윤리위원회를 가동했는데, 이걸 '징계정치'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 거 같다.
▶들어와서 보니까 당내 갈등이 언론에서 본 것만큼 그렇게 심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다만 제 생각은 이렇다. 징계 신청이 들어왔으니까 윤리위에서 당헌·당규에 따라 판단하고 징계할 건 하고 안 할 건 안 하는 것이다. 누구를, 특정 계파를 타깃으로 잡고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이다. 타깃으로 하는 건 이재명 정권이 만든 특검에서나 하는 짓이다. 윤리위도 그런 차원에서 일을 하는 것이지 누굴 찍어내기 위해 한다? 그건 아니라고 믿는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대표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저는 기본적으로 시스템을 믿는다.
―원 구성을 두고 강경 투쟁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후속 조치는 없는 상황이다. 나머지 7개를 받는 것인가, 아니면 다 안 받는 것인가.
▶민주당이 야당이 뭐라 하든 말든 '힘은 우리한테 있으니까 우리 길 간다' 이러는 모습이다. 거기서 우리가 7개를 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원 구성은 시간이 좀 걸릴 거 같다.
―현 정권을 평가해 달라.
▶대한민국 국시가 '반공'이 아니라 '이재명 사법리스크 피하기'인 거 같다. 모든 게 사법리스크 피하기로 귀결된다. 원 구성 협상도, 개헌 이야기도, 호남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도, 그래서 김민석을 당대표로 당선시키려는 것도, 모두 국민들과는 아무 관계 없는 오로지 사법리스크 피하기를 위함이다.
―어떤 의원이 되고 싶나.
▶지역민들을 위한 지역발전, 그래서 공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싶다. 그리고 진짜 제대로 된 법을 만들고 싶다. 보니까 인기영합적인 법들, 악법들이 너무 많다. 저에 대한 기대가 큰 걸 알고 있는데, 처음이니까 열심히 배우고 적응해서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할 생각이다.
△1967년생 △학성고, 연세대 법학과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부산지방법원 판사 △부산고등법원 판사 △창원지방법원 판사 △대구지방법원 판사 △울산지방법원 판사 △변호사김태규법률사무소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및 위원장 직무대행 △국회의원(울산 남구갑) △원내수석대변인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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