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진 장동혁 '당 기강 확립'…소장파 "리더십 붕괴" 맞불

張 "내 거취는 당원이 결정" 일축에도 사퇴론 재점화
"리더십 붕괴" "치졸한 정치"…당권파·비당권파 충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6.6.25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퇴원하자마자 사퇴론을 일축하고 고강도 대여 메시지로 리더십 회복에 나섰지만, 당 내홍은 다시 불붙는 모습이다. 개혁 성향 의원 모임 '대안과미래'는 장 대표 사퇴 요구를 이어갔고, 장 대표 측 지도부는 이를 '낡은 계파 정치'라고 맞받으며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공개 충돌도 벌어졌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선수별 의견 수렴을 계속하며 거취 논란을 조기에 매듭짓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장 대표는 복귀 후 일성으로 사퇴론 정면돌파에 나섰다. 그는 전날(24일) 오전 병원에서 퇴원한 뒤 국회로 복귀해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거취는 당원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을 향해서는 "당대표 거취는 당대표 마음대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몇몇 의원들이 결정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했다.

장 대표는 당권 강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당을 쇄신하고 당의 기강을 확립하는 일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며 "우리 당을 바로 세우는 일이 보수 재건의 첫걸음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가 윤리위 징계나 당무감사 카드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25일 당무 복귀 후 처음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고리로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장 대표는 "특검을 끝내 거부하면 혁명 수준의 국민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며 "특검 거부는 정권 침몰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선 최고위에선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양향자·우재준 최고위원이 "지도부 총사퇴"를 언급하며 파열음이 노출됐지만, 이날 사퇴 요구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우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합리적인 문제 제기에 대해 아무런 답변 없이 '당의 기강을 잡겠다', '불만을 제기하지 말라'는 식으로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항의 차원에서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 사퇴 요구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안과미래는 이날 조찬 모임을 한 뒤 장 대표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3선의 박정하 의원은 "보수 재건의 첫걸음은 본인의 사퇴부터 시작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이미 리더십은 붕괴됐다"고 직격했다.

모임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무신불립, 신뢰를 잃은 리더십으로는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며 "당의 미래를 위해 장 대표의 자진사퇴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또 장 대표가 전날 재선거 주장을 다시 꺼낸 데 대해 "지난 의원총회에서 모아진 총의를 당대표 스스로 거부하는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장 대표 리더십에 대한 공개 비판이 이어졌다. 충청권 3선인 성일종 의원은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리더십이 상실됐다고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3선 김희정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많은 분들이 장 대표가 모든 사람을 지도하기에는 지도력이 많이 상실되지 않았느냐는 평가를 하고 있다"며 "끝까지 임기를 지키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장 대표와 가까운 조광한 최고위원은 대안과미래를 향해 공개 반격에 나섰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안과미래가 오늘도 외계어를 쏟아내며 당대표 흔들기에 여념이 없다"며 "이름만 대안과미래이지 실제 모습은 대안도 미래도 없는 낡은 계파 정치의 잔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 최고위원은 "그들은 자신들의 정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당을 흔들고 갈등을 키우고 그것을 쇄신인 양 포장하면서 당의 혼란만 일으키는 사적 집단으로 전락했다"며 "치졸한 정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의힘은 당원들이 선택하고 당원들이 지지하고 당원들이 지키는 당대표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최고위원은 당무감사·윤리위 가능성에 대해 "당의 혼란과 분열을 끊임없이 지속해온 분들에 대한 자료가 많이 있다"며 "책임당원과 일반당원들이 여러 자료를 윤리위원회에 많이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무적 판단에 따라 시점과 방식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정 원내대표는 지난주 5선 의원들에 이어 전날 4선 의원들과 오·만찬을 갖고 장 대표 거취 관련 의견을 청취했다. 일부 참석자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8월 17일 전까지 장 대표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이 문제는 조기에 종결돼야 한다", "장 대표 거취 문제는 오래 끌 사안이 아니다. 장기화할수록 당내 갈등이 폭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원들의 의견을 들은 뒤 '결단이 필요하다'는 총의가 모이면 장 대표와 직접 만나 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당내에서는 즉각 사퇴론보다는 '질서 있는 퇴진론'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장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지도부가 붕괴하려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해야 한다. 그러나 키를 쥔 신동욱·김재원 최고위원은 아직 거취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장 대표를 설득해 연말이나 연초 전당대회를 여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