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메시지에 與 벌집…'李시계' 찬 정청래, 거취엔 웃음만

李대통령 순방 중 與향한 질책…정 대표 "월드클래스 지도자" 몸낮춰
친명 "문제 키우는 정치 마라" vs 친청 "당은 당, 내각은 내각 일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6.6.15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장성희 기자 = 6·3지방선거 결과 책임론으로 여권 내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 유럽 순방 중인 대통령이 여당의 책임과 포용을 강조하는 '경고성' 메시지를 발신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들끓고 있다.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친이재명)계에서 정청래 대표 출마 불가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 메시지를 고리로 계파 간 신경전은 가열되고 있다. '정권은 짧다' 발언으로 당·청 갈등설을 부른 정 대표는 15일엔 이재명 대통령 시계를 차고 나와 몸을 낮췄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외교 역량으로 이 대통령은 월드클래스의 세계적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국민 한 사람으로 자랑스럽다"고 자세를 한껏 낮추며 이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치켜세웠다.

유럽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각)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책임과 포용, 개방을 강조하며 이례적으로 순방 중 여당에 대한 지적을 내놨다.

이를 두고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자성론과 순방 배웅 길 배제에 이어 정청래 지도부를 향한 사실상 세 번째 경고장이란 해석까지 나오자 갈등설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이 대통령 메시지와 관련해 당권파인 친청(친정청래)계와 비당권파 친명계 간 충돌은 지속됐다.

친명계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여당은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하는 운명공동체이자 국민 삶을 온전히 책임지는 자리"라며 "문제를 키우는 정치가 아니라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정 대표를 겨냥했다.

김남희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정 대표를 향해 "지선 뒤 당대표 책임론이 불거지는 상황에 연임 도전 의지가 있으면 지금이라도 빨리 사퇴해야 한다"며 "당권 도전 의지도 밝히지 않고 계속 당대표 위치에 있는 건 적절치 않은 처신"이라고 직격했다.

당 원로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정 대표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나는 국민과 당원 심판을 받아보겠다'는 게 옳은 태도"라며 "나 같으면 (전당대회) 안 나온다"고 했다. 그는 정 대표가 다시 당대표에 나와도 당선될 수 없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내 속을 너무 정확하게 짚는다"라고도 했다.

당권파 박규환 최고위원은 이에 최고위에서 "당은 당의 일에, 내각은 내각이 할 일에 충실해야 한다"며 "당 소속 국회의원 당직자들 또한 당원의 주권 의지를 관철하고 대통령과 정부를 제대로 뒷받침하기 위해 당대표 중심으로 합심 단결해 일해주라고 간곡히 요청한다"고 맞받았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뒤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의 '정권은 짧다' 발언에 대해 "외부, 언론에서 자의적으로 곡해해 해석하는 것 아닌가. 이 대통령이나 지도부나 마음은 동일하다"고 수습에 진력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날 김어준 씨 유튜브에서 선거 결과 책임론과 관련해 "사전투표쯤 해서 갑자기 당권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며 국민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김민석 국무총리 개인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흐름 속 당권투쟁이 이슈가 되면서 어떤 영향을 줬나 (평가해야 한다)"고 화살을 돌렸다.

민주당 지도부는 6·3지방선거 평가위원회에서 평가 결과를 전당대회 전까지 내놓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조 총장은 "전당대회에서 지방선거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관련 결의를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다"며 "문제는 이게(평가 결과) 전당대회에 영향을 (주는) 이슈가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가 대표직 연임에 도전할 경우 전례 상 사퇴 시한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구성 시점으로 관측되는 오는 26일 이전이 된다. 다만 주말 간 공개 일정 없이 잠행한 정 대표는 이날도 자신의 거취엔 입을 열지 않았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양손 검지를 교차해 '엑스' 표시를 하며 "말하지 말라"고 했고, '거취 고민 중이냐'는 질문엔 "궁금하시냐"며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