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교안보위원장 "韓 선박 폭발 화재, 이란군 공격 아냐"

김석기-아지지 위원장 통화…"언론 보도, 정부 공식 입장 아냐"
김석기 "호르무즈 韓 선박 26척·선원 160여명 조속 통과 요청"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과 통화하고 있다. 2026.5.7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이 7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폭발·화재 사고와 관련해 이란군 연루설을 부인했다.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아지지 위원장과 1시간가량 통화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아지지 위원장은 이란군이 공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아지지 위원장은 "언론사의 보도는 이란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만약 이란이 정말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한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정부나 군이 당당히 밝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한이란대사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피해 사건에 이란군이 연루됐다는 주장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반면 이란 관영 프레스TV는 해상 규정을 위반한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자국 주권 권리를 무력으로 집행한다는 신호라는 취지로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김 위원장은 통화에서 이 같은 상반된 입장에 대해 "어느 것이 맞느냐"고 두 차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지지 위원장이 정부나 군이 관련됐으면 당당히 발표했을 것이라며 언론 발표는 정부 입장이 아니니 믿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이란 내 한국 국민과 호르무즈 해협에 머물고 있는 한국 선박·선원 문제의 조속한 해결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이란 내 우리 국민 40여명이 있고, 선박 26척과 선원 160여명이 호르무즈에 갇혀 있다"며 "빨리 통과돼 돌아오기를 모든 국민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에 아지지 위원장은 "이란에서도 한국 측 사정을 잘 알고 있다"며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김 위원장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에 거주 중인 이란인 약 2200명에 대해서도 "한국에 있는 이란인들이 평온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보호하고 있다"며 "이란도 우리 국민을 각별히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아지지 위원장은 이에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날 통화는 주한이란대사관 측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30일 이란대사관에서 아지지 위원장이 저와 통화하고 싶다는 요청이 왔다"며 "그동안 여러 일이 있어 통화하지 못했지만, 이번 나무호 사건이 발생한 뒤 이란 국회 외교안보위원장이라면 관련 정보를 많이 알 것이라고 생각해 통화가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아지지 위원장은 이란 국회에서 외교안보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과거 혁명수비대 시라즈 지방 사령관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분의 경력을 보고 혁명수비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 감안해 대화했다"며 "저도 경찰청장 출신이고 이분도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지낸 사람이라 제복을 입었던 사람끼리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아지지 위원장은 이란과 이란 국민이 한국에 대해 대단히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며 "한국과 이란의 의회 간 교류도 활성화하자고 했고, 본인도 서울에 오고 싶다며 저에게도 이란 방문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 내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한국 선사 HMM 선박 나무호 기관실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선박에는 한국 국적 선원 6명을 포함해 총 2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