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만의 개헌, 국힘 불참에 처리 불발…내일 재시도(종합)

본회의 개의 후 1시간 40여 분 지났으나 국힘 표결에 불참
"내란 정당" 고성 터진 개헌안 표결장…與 "8일 표결 재시도"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참석 의원이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을 투표하고 있다. 2026.5.7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한상희 남해인 기자 = 부마 민주항쟁과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계엄 요건 강화 등이 골자인 헌법 개정안이 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처리가 불발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39년 만에 열린 개헌의 문"이라며 동참을 호소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개의 후 1시간 40여 분이 지나도록 끝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이 반대 발언에 나서자 본회의장에서는 "내란 정당" "꺼져" 등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와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우 의장 "재적 의원 3분의2에 못 미쳐…안건 투표 불성립"

국회는 이날(7일) 본회의를 개최해 개헌안을 상정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불성립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투표하신 의원 수가 178명으로 의결 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 2에 미치지 못했다"며 "따라서 이 안건에 대한 투표는 성립되지 않았음을 선포한다"고 했다.

개헌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191명) 이상 찬성'인 개헌안 의결 조건에 따라 국민의힘 의원 최소 12명이 찬성 표결을 해야 한다. 국민의힘의 협조가 불가피했지만 국민의힘은 '개헌 반대' 당론을 굽히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 일동은 이날 본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결의문을 내고 "법치주의를 유린하는 세력이 다수의 힘을 앞세워 자신들 입맛에 맞는 헌법 개정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이자 주권자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개헌안에 반발했다.

반면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위헌·위법 계엄은 꿈조차 꾸지 못하도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며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권을 해제권으로 강화하고 승인권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헌법으로 민주주의의 제도적 방벽을 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의사 진행 발언 기회를 얻어 반대 취지의 의견을 낸 뒤 회의장에서 빠져나갔다.

유 원내수석이 "헌법은 전문, 본문, 부칙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국가의 근간" "정부와 여당이 법치주의를 유린하고 있지는 않나"라고 지적하자, 회의장에선 "말로만" "아니오"라는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그가 발언을 마치자 범여권 의석에서는 "내란 정당이야"라는 항의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그래도 최소한 12·3 계엄 그날 양심과 소신을 가지고 계엄 해제 표결에 왔던 17명의 의원들은 이 자리에 함께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곽규택·김용태·김재섭·박정하·서범수·우재준·정성국·주진우·조경태·한지아 의원 등을 호명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는 "제발 망상에서 벗어나십시오"라고도 했다.

전광판에는 '1. 대한민국헌법 개정안'라고 적혀 있었다.

우원식 "반대하려면 들어와서 반대표 던져라"…외면한 국힘

우 의장은 "반대한다면 들어와서 반대표를 던져라"라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2시 20분쯤 개의 후 우 의장이 투표 불성립을 선언한 오후 4시가 되도록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전날(6일) 이재명 대통령도 "정치권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반대할 이유가 없는 헌법 개정안 표결이 7일 이뤄진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용 졸속' '이 대통령 연임을 위한 개헌'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6당(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 소속 의원 187명은 지난달 3일 발의한 개헌안의 골자는 계엄 선포 시 국회 승인을 의무화하고, 부마 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는 것이다.

개헌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 또는 대통령 발의로 제안된 뒤 대통령이 20일 이상 공고해야 한다. 국회는 공고 날로부터 60일 안에 의결해야 한다.

이후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30일 안에 국민투표에 부쳐진다. 6월 3일 국민투표 실시를 전제로 역산하면 오는 10일까지는 개헌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돼야 한다.

최근 투표 불성립 사례는 尹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

민주당은 오는 8일에도 본회의를 열어 표결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반발이 여전해 처리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 의장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8일 오후 2시 본회의를 다시 소집해 헌법 개정안에 대한 개정을 다시 하겠다"고 했다.

최근 투표 불성립의 대표적 사례는 2024년 12월 7일에 있던 당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다. 재적의원 300명 중 민주당 등 당시 야당 의원 192명과 안철수·김예지·김상욱 국민의힘 의원 3명 등 195명만 참여해 의결정족수인 200명을 채우지 못했다.

mr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