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수도권 후보들 "범죄 삭제 특검"…공동 투쟁 선언

오세훈 유정복 양향자 조응천 김정철 공동성명
범국민 서명운동 시작…"정치공학적 단일화 아냐"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왼쪽부터),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도지사 후보, 김정철 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내란 저지를 위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자 긴급 연석회의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5.4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구진욱 기자 = 범야권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4일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공소취소) 특검법'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모든 범죄 혐의를 지우려는 범죄 삭제 특검법"으로 규정하고 "사법 쿠데타를 막기 위한 범국민 저항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와 개혁신당 조응천 경기지사 후보, 김정철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사법 쿠데타 저지를 위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긴급 연석회의'를 연 뒤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특정인의 안위를 위해 헌정 질서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중대한 법치 파괴 행위"라며 "사법 정의가 훼손되고 대통령 1인 중심 국가가 되면 지방행정의 자율성과 공정성마저 위협받는다. 주민의 복리와 안전을 책임지려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오늘과 같은 사태에 입을 닫는 것은 역사적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헌정 질서와 사법 정의를 지키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면서 "국민과 함께 '이재명 셀프 면제 특검법과 위헌적 공소취소' 강력 저지를 위해 공동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6개 항을 결의했다. 우선 "민주당은 '이재명 셀프 면죄 특검법'을 즉각 중단·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 대통령은 '임기 중 나의 혐의에 대한 공소 취소는 절대 없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을 받겠다'는 점을 국민 앞에 분명히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민주당 정원오·박찬대·추미애 후보는 '이재명 셀프 면죄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즉각 발표하라"고 했다.

이들은 "사법 쿠데타 저지를 위한 범국민 온라인 서명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사정권이 호헌을 선언하자 1000만인 서명운동으로 맞섰던 정신으로 민주당의 '이재명 셀프 죄지우기·반헌법 공소취소'에 반대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한다"며 "온라인 방식으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가장 효율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재명 셀프 면죄 특검법'의 문제를 알리는 대국민 홍보 활동을 실시한다"며 "시국 토론회와 특검법의 위헌성을 알리는 홍보물 제작·배포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국민에게 이 사태의 본질을 알리고 민주항쟁에 동참하도록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당과 진영을 떠나 연대할 것이며, 언론·지식인·시민단체의 입장 표명을 촉구한다"면서 "무너지는 법치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데 진보·보수, 좌우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대의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함께할 것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조 후보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날 회의에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5명이 참석했다. 양 후보는 회의에 앞서 수도권 선거 전략을 논의한 뒤 일정상 이유로 기념사진 촬영만 하고 자리를 떠났으나, 공동성명에는 이름을 올렸다.

조 후보는 공동성명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특검 공동 대응이 단일화 논의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여기서 밀리면 낙동강에서 줄줄 밀려 부산 앞바다로 다 빠진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하는 것"이라며 "정치공학적으로 단일화에 도움이 되느냐 마느냐는 생각은 일도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이 민주당이 추천한 인사를 특검으로 임명할 경우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명백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탄핵 사유는 국헌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것인데, 우리가 이것을 내란이라고 해서 이미 윤석열 전 대통령을 구속해 처벌하고 있다"며 "그것과 지금 이것이 무엇이 다르냐"고 했다.

앞서 오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전세계 어느 민주주의 국가에서 본인 죄를 본인 스스로 셀프 면죄를 시도하는 나라가 있느냐"며 "수십 년 전에 아프리카 후진국 수준에서 일어날 일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것은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유 후보는 "대한민국이 법치국가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권력자가 자기 사건을 지우는 나라가 될 것인가 그 중대한 갈림길 에 서 있다"며 "피고인이 자기 재판을 없애줄 특검을 직접 뽑는 나라. 이것이 국가인가"라고 반문했다.

조 후보는 "세상에 어떻게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이 대통령의 죄를 지워버리는 공소취소를 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그야말로 법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이고, 사법내란"이라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