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격전지, 현장을 가다] 서울 양천갑 길정우 vs 차영
서울 양천구갑은 새누리당이 지난 14대 총선 이후 한 번도 내준 적 없는 새누리당 텃밭 중 텃밭이다.
이곳에서 내리 3선(16~18대)을 지낸 원희룡 의원은 매번 총선에서 50%의 득표율을 넘길 정도로 당 지지도가 견고하다. <br>하지만 원 의원이 이번 19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예전 같았으면 새누리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어야하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뒤지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지난 6일 통일외교분야 전문가인 길정우 후보를 전략공천 했고, 민주통합당에선 이 지역에서 2년동안 지역위원장을 맡은 차영 후보를 내세웠다.<br>두 후보 모두 국회의원에 처음 도전하는 정치 신인이자 언론인 출신이다. 길 후보는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과 논설위원을 지냈고 차 후보는 MBC 아나운서 출신이다.<br>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는 차 후보가 길 후보에 조금 앞서는 상황이다. 하지만 총선이 임박할수록 보수층 결집으로 길 후보가 빠르게 추격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br>지난달 16~17일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가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차 후보(34.8%)가 길 후보(28.7%)에 6.1%p 앞섰다.(일반전화와 휴대전화 RDD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br>하지만 열흘 후인 지난달 27일 중앙일보가 한국갤럽과 엠브레인에 의뢰해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차 후보(29.4%)와 길 후보(28.9%)간 격차가 0.5%p 까지 좁혀져 치열한 접전양상으로 변했다.(집전화 RDD와 휴대전화 패널 결합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0%포인트) <br>앞서 지난달 9일~10일 국민일보와 GH코리아가 실시한 여론조사(유권자 500명, RDD에 의한 자동응답방식,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에서도 차 후보는 38.4%로 길 후보(35.9%)에 2.5%p 앞섰다.<br>최근 선거에서 양천갑의 민심은 엇갈린 결과를 나타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당시 야권의 박원순 후보를 지지했는가 하면 같은날 실시된 양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는 추재엽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후보를 뽑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으로선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황이다. <br>인지도 면에서 앞서고 있는 차 후보가 이대로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당의 지지도를 앞세운 길 후보가 역전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br>길 후보는 "전체를 100으로 놓고 볼 때 여야 각각 30은 정해져있고, 나머지 40을 가져오기 위해 경쟁을 하고 있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고, 당에 대한 지지도는 야당에 비해 앞서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br>다만 그는 "투표날이 다가올수록 유권자들이 무섭게 느껴진다"며 "젊은층 뿐만 아니라 중년층 중에서도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유권자를 볼 때마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많구나를 느낀다"고 말해 신중함을 보이기도 했다. <br>차 후보는 새누리당 텃밭에서의 선전을 강조하며 총선에서의 승리를 자신했다.
차 후보 측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0.5%p 밖에 차이가 안 났지만 사실상 새누리당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목동 지역에서 이정도 지지율은 대단히 의미가 있다"며 "특히 당 지지율과 상관없이 차영에 대해 높은 충정을 보여주고 계신 지지자들이 많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br> <길정우 새누리당 후보><br>지난 며칠새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문건 공개가 일으킨 폭풍이 거세게 몰아쳤다. 새누리당 후보들로부터는 특히 서울 등 수도권 선거판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하소연이 터져나오고 있다.
4.11 총선에 임박해 쟁점으로 떠오른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에 당연히 신경이 쓰일 텐데도 2일 양천구 목동에서 만난 서울 양천갑 지역의 길정우 새누리당 후보는 의외로 담담했다.<br>"생각보다 큰 영향을 줄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어제, 오늘 일 아니지 않냐. 이미 알 사람들은 옛날부터 있었다는 거 다 알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처음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후보답지않게 느껴지기도 했다. <br>알고보니 그는 정치 신인이지만 57세로 늦깎이다. 정치 입문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통일부 산하 민족통일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을 지냈고 중앙일보 위싱턴 특파원· 논설위원 등 언론인으로도 활동했으며 주미 대사관에서 외교관으로 일하기도 하는 등 다채로운 경력을 갖고 있다.
길 후보는 "외교관 생활, 기자 생활, 학교 생활 중 어느 시절이 좋았냐 생각해보면 외교관 공무원 시절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인생은 공직에서 서비스를 하며 마감하는게 명예롭겠다고 생각했다"며 정치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br>지난 7일 양천갑에 전략공천 된 길후보의 든든한 지원자는 이 지역에서 3선(16~18대)을 한 원희룡 의원이다.<br>길 후보와 9년 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원 의원은 지난해 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지금은 길 후보의 총선 승리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고 있다. <br>길 후보의 선거 캠프는 대부분 원 의원 측 관계자들로 짜여져 있고, 원 의원은 수시로 길 후보의 선거 유세장에 등장해서 힘을 불어넣고 있다. 길 후보의 선거사무소는 원 의원 사무소와 같은 건물에 위치해 있다.<br>때문에 일각에서는 길 후보가 원 의원의 낙점을 받은 '낙하산 인사'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길 후보 측은 당의 인재영입위원회를 통해 발탁된 것이라며 그같은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길 후보는 12년동안 이 지역에서 견고한 지지층을 쌓아온 원 의원의 뒤를 이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각보다 너무 크다고 걱정하기도 했다.<br>공천을 받은 후 한 달 가까이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긴 했지만 처음 출마한 총선 후보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그는 새벽 6시부터 밤 12시까지 강행군하며 주민들에게 얼굴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br>길 후보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와 지역방송 토론회 일정 때문에 오후에 이르러서야 목5동의 한 상가에서 주민들에게 다가갔다. <br>그는 주민들을 볼 때마다 90도로 인사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힘이 들 법도 했지만 "이럴 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냐"는 길 후보의 말에서는 늦깎이로서 최선을 다하려는 성의가 느껴졌다. <br>하지만 낮은 인지도 탓에 주민들의 반응은 아직 넘어야 할 부분이 많았다.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면박을 당하기도 했고 어떤 유권자는 명함을 건네고 인사를 하는 길 후보를 역시 잘 모르겠다는 듯 빤히 쳐다보기도 했다. <br>길 후보를 위축시키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 곳이 새나라당 텃밭이라는 점에 걸맞게 그에게 격려와 지지를 보내는 주민들도 상당했다. '100% 될거다. 힘내라', '잘 될 거다. 걱정마라', '인상 참 좋다' 등의 얘기를 들을 때 길 후보는 힘을 얻으서 '걱정마세요'라고 답했다. <br>양천구갑은 새누리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이번 총선에선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영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오차 범위 내에서 밀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의 반(反) 새누리당 정서도 상당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br>길 후보는 "투표날이 다가올수록 유권자들이 무섭게 느껴진다"며 "젊은층 뿐만 아니라 중년층 중에서도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유권자를 볼 때마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많구나를 느낀다"고 말했다.<br>그는 "전체를 100으로 놓고 볼 때 여야 각각 30은 정해져있고, 나머지 40을 가져오기 위해 경쟁을 하고 있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고, 당에 대한 지지도는 야당에 비해 앞서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br>민주당 차 후보에 대해선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쪽에서) 이렇게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사실 별 관심이 없다"며 "상대방 후보의 약점에 관심가질 만큼 한가롭지 않다. 주민들에게 호소하는게 표가 되지, 상대방 후보를 분석하는게 뭐가 도움이 되겠냐"고 답했다.
길 후보에게 왜 자신을 이 지역의 적임자라고 생각하냐고 물어봤다. 그는 "주민들을 만나보니까 굉장히 실용적이고, 어머니들은 알뜰하면서도 교육율이 높아 미래지향적이다"며 "그게 바로 나의 삶이었다. 이 지역과 저는 잘 맞는다"고 강조했다.<br>그러면서 "진정성을 갖고 한 분이라도 더 뵙는게 제일 중요하다"며 "'저 친구 믿음직하구나, 저 친구에게 맡기면 허튼 짓 안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진정성을 갖고 임하겠다"고 다짐했다.<br>이번 양천구갑의 두 후보 모두 정치신인이라는 점에서 아직 누구를 뽑을지 결정을 못한 사람들이 많은 듯했다. 기자가 만난 대부분 유권자들은 '아직 결정 못했다', '누가 나오는지 모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br>하지만 80대의 한 할아버지는 "무조건 새누리당이다. 민주당을 어떻게 믿냐"고 말했고, 오목교 근처에 거주하는 60대의 한 남성은 "민주당은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 등 너무 극단적으로 반대한다. 인물도 중요하지만 당으로 볼땐 요즘 새누리당이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세 아이를 키우는 박 씨(40)는 "차영 후보가 엄마들 입장을 더 잘 알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교육에 대해선 차 후보가 더 잘 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출신(나이): 서울(57) △학력: 미국 예일대학교 인문대학원 정치학박사 △경력: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전 서울사이버대학교 총장대행 △재산: 13억2000원 △병역: 육군일병 복무만료(소집해제) △납세: 5년 간 소득세 및 재산세·종합부동산세 2억6067만5000원(체납액 없음) △전과: 없음
<차영 민주통합당 후보><br>4·11총선 서울 양천갑 지역에 출마한 차영 후보는 비가 오는 와중에도 모자 하나만 눌러 쓰고 비를 맞으며 꿋꿋하게 거리유세를 이어갔다.<br>2일 오후 그는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앞 유세를 시작으로 이 지역 상가를 돌며 환한 미소로 "힘내세요! 파이팅!"을 외치며 지역 유권자들에게 한발짝 다가갔다. 비가 오는 날인지라 여기저기서 "고생이 많다"는 격려의 말들이 쏟아졌다.<br>유세차에 올라타서는 대변인(민주당·통합민주당 대변인) 출신답게 이명박정부의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를 거론하며 현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br>차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를 살린다고 했지만 경제는 살리지 않고 자신에게 반대하는 국민들을 낱낱히 사찰했다"며 "이 대통령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한 지도 모르고 오로지 야당만 탓하고 있다. 도덕과 윤리가 없는 이 정권은 교체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br>선거를 불과 9일 남겨둔 이날 그는 최근 무리한 유세 일정 등으로 왼쪽 눈 실핏줄이 터져 눈 한쪽이 심하게 붉어져 있었다.<br>그는 "눈에 실핏줄이 터져 항생제 주사를 맞고 다니는데 지금도 한쪽 눈이 잘 떠지지 않는다"며 "집에서 좀 쉴려고 해도 새벽 5시 반이면 눈이 저절로 떠진다"고 말했다.<br>그는 "선거에선 발로 뛰는 방법밖엔 없다"며 "결코 방심하거나 자만하면 안되는 만큼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3시간 이상을 자지 않는다고 한다.<br>양천구갑 선거구는 목1~5동, 신정1~2동, 6~7동을 포함하고 있다. 차 후보는 목동에서 15년 가량을 살았고 양천구갑 지역위원장을 2년 가량 했다.<br>오랜기간 양천구에 살면서 평소에도 지역관리를 왔기 때문에 차 후보는 이 지역에서 길정후 새누리당 후보보다 인지도에선 다소 우위에 있다는 평이다. <br>그럼에도 그가 "죽을 힘을 다해"라는 표현을 강조한 건 강남과 견줄 정도로 고가의 아파트촌이 위치한 이 지역이 새누리당 텃밭이란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서다.<br>차 후보는 하지만 "지역별 득표율을 분석해 보면 이 지역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 그리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왔을 때 이긴 곳"이라며 "시대정신이 강하게 흐르는 곳이자 건강한 보수, 합리적 중도세력이 많은 곳"이라고 강조했다.<br>그러면서 "정권심판론이라는 강한 시대정신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도 이 지역은 반드시 변화를 선택할 것으로 본다"며 "양천구는 더 이상 새누리당 텃밭이 아니며 변화의 바람은 이미 불고 있다"고 말했다.<br>그는 특히 목동 지역에 대해 "목5동 지역이 실제 새누리당 텃밭지역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었다"며 "그러나 이번엔 목5동 지역에서 분위기가 제일 좋아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 것 같다"고 말했다.<br>그러면서 "목1~4동 쪽은 저에 대한 지지가 비교적 강한 곳이기 때문에 투표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목 5동에선 저에 대한 지지율을 높이는 방안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br>이와관련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중 한명인 손학규 상임고문은 공식 선거운동 첫날 측근인 차영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양천갑 지역을 찾아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만나라. 여기서 이기고 19대 국회에 들어가면 스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br>차 후보는 양천갑 지역의 대표적 공약에 대해 "시장, 구청장, 국회의원이 바뀌어도 재건축의 방향이 변경되지 않도록 주민참여형 비전위원회를 만들어 목동아파트 개발 계획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br>"주민참여형 비전위원회는 이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개발의 철학과 비전을 만드는 기구가 될 것"이라고 차 후보는 덧붙였다.<br>아울러 그는 △목동 아파트 지하주차장 개발 △오목교역 8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설치 추진 △전통시장 활성화 추진(주차장 확보, 배송센터 운영 등) 등도 약속했다.<br>△출신(나이): 전남완도(51) △학력: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경영학석사) △경력: (전)민주당 대변인(전)청와대문화관광비서관 △재산:23억232만원 △납세: 5년 간 소득세 및 재산세 9690만원(현재 체납액 없음) △전과: 없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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