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보수의 위기, 감옥 간 尹 아닌 尹의 언어로 말하는 이들"

"尹 무기징역 마땅…우리가 직시해야 할 건 판결문 너머 있어"
"보수의 유산, 내란 부역한 이들 손에 탕진되는 것 못 지켜봐"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가 생중계 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43일 만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026.2.19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무기징역 선고를 두고 "보수의 위기는 감옥에 간 대통령이 아닙니다. 아직도 그 대통령의 언어로 말하는 사람들"이라고 각을 세웠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윤 전 대통령의 선고 직후 페이스북에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헌법을 유린하고, 국민이 부여한 권력의 칼날을 국민에게 겨눈 자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면서 "민주공화국에서 주권자를 적으로 삼은 권력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 이 판결은 무겁되, 마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나 오늘 우리가 진정으로 직시해야 할 것은 판결문 너머에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윤석열이라는 이름을 방패 삼아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이 있다"면서 "그의 후광 아래서 장관이 되고, 호가호위하며 권세를 누리던 이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그들은 눈 밑에 점 하나 찍으면 다른 사람이 되기라도 하는 양, 자신은 그런 적이 없다는 듯 혹세무민하려 한다"며 "눈밭에서 90도로 숙이던 허리가 180도 돌아서는 데는 금방이었나. 그 하찮은 민첩함을 자랑스러워할 사람은 없다. 360도라고 못 뒤집겠나"고 했다.

이어 "오늘의 선고가 보수진영에 뜻하는 바는 하나"라면서 "적수공권(赤手空拳), 맨손으로 겸손하고 소박하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상대를 감옥에 보내는 것을 정치의 성과인 양 내세우던 한탕주의, 검찰 권력에 기생하던 정치 계보는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개혁신당은 그 자리에 자유주의와 과학기술 우선주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정치 질서를 세워나가는 데 묵묵히 힘을 보태겠다"면서 "음모론으로 결집하고 안티테제만으로 존재를 증명하려는 정치로는 대한민국에 새 길이 열리지 않는다. 무엇에 반대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 수 있느냐. 그것이 오늘 이후 보수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첫 번째 질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저는 보수가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건강한 보수가 없는 나라에서 건강한 진보도 설 수 없고, 건강한 경쟁이 사라진 정치판에서 국민은 언제나 패자가 된다"며 "대한민국의 보수에는 산업화의 기적을 일군 저력이 있고,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신념이 있다. 그 유산이 내란에 부역한 이들의 손에서 탕진되는 것을 차마 지켜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개혁신당이 하려는 일은 보수진영에 잠시 깃들었던 검찰주의식 한탕주의의 망령을 외과수술적으로 덜어내고, 보수가 다시 국민에게 신뢰받는 선택지로 서도록 그 길을 묵묵히 닦는 것"이라며 "낡은 정치의 잔해를 치우는 일이 곧 새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일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 사람의 몰락에 환호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한 시대의 과오가 반복되지 않는 질서를 만드는 것이 정치"라면서 "개혁신당은 이번 판결 앞에서 더더욱 엄중한 마음을 다잡는다. 대한민국의 정치가 달라질 수 있도록 낮은 자세로 뛰겠다는 각오로, 국민께 부끄럽지 않은 길을 걸어가겠다"고 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