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당원권 정지 1년' 중징계에 격앙된 친한계…내홍 재점화

裵 "장동혁 지도부에 경고…칼날 머지않아 본인 겨눌 것"
지원사격 나선 한동훈 "어느 공당서도 이런 숙청 없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과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2026.2.13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손승환 김정률 기자 =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13일 설 명절을 앞두고 배현진 의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리면서 당권파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갈등에 더욱 불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징계로 배 의원이 서울시당위원장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서울시당 공천권을 둘러싼 계파 간 기 싸움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언론에 배포한 결정문에서 배 의원과 관련해 제소된 4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한 결과, 윤리위 규정 제20조 및 윤리 규칙 제4조 제1항 제2호·제6호·제7호 위반을 이유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리 규칙상 위반 조항은 △제2호(타인에 대해 모욕적·협박적 표현을 하거나 타인·사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언행) △제6호(구체적 장소·상황에 비춰 일반 국민에게 불쾌감·혐오감 등을 유발하는 언행) △제7호(그 밖에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일반 국민의 윤리 감정·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다.

윤리위는 특히 지난달 25일 배 의원이 본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자신을 비판하는 댓글을 단 일반인의 가족사진을 모자이크 없이 공개한 것과 관련, "중대한 미성년 아동 인권 침해이자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다만 '서울시당위원장 지위 남용 의혹'과 관련해선 "제출 자료만으로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앞서 당권파인 이상규 국민의힘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서울시당위원장인 배 의원이 한동훈 전 대표 징계 반대 입장문을 서울시당 전체 입장인 것처럼 왜곡했다며 배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했다.

윤리위는 또 함께 제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 관련 SNS 비방 게시글' 논란을 두고는 "(일부 표현이) 과도한 비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라면서도 "이 경우는 경징계인 '경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리위의 중징계 결정에 배 의원은 강력 반발했다. 배 의원은 이날 윤리위 결정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사실상 파산 위기로 몰아넣은 장동혁 지도부가 배현진 손발을 1년 묶어서 서울의 공천권을 아무 견제 없이 사유화하고, 사천을 관철하려는 속내를 모르겠냐"며 지도부를 맹공했다.

또 "무소불위인 듯 보이는 권력으로 저의 당원권은 잠시 정지시킬 수 있으나 태풍이 돼 몰려오는 준엄한 민심은 견디기 힘들 것"이라면서 "장 대표와 지도부에 경고한다. 그 칼날은 머지않아 본인들을 겨눌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배 의원의 기자 회견에 동석한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좌우를 막론하고 역대 어느 공당에서도 이런 숙청 행진은 없었다"며 "정권 폭주 견제에는 관심도 없고, 매번 민주당 정권 도우미 역할만 한다"고 가세했다.

친한(친한동훈)계도 즉각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들은 한 전 대표 및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에 이어 대표적인 친한계인 배 의원에 대한 중징계 결정 배경에는 장동혁 대표 등 당권파가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박정훈 의원은 "장 대표는 더 이상 당을 이끌 자격이 없다"며 "지도부 총사퇴는 물론이고, 제정신이 아닌 윤리위원장을 임명해 당을 파국으로 몬 장 대표는 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상훈 의원도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가 가고 있는 길이 진정 보수 정당의 미래를 위한 길인지, 국민과 당원 앞에 분명히 답해야 할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윤리위 결정을 취소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당 내부에서도 지도부의 재고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내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금 당은 정해진 규칙에 복종하는 훈련소에서 훈련소장의 말을 따르지 않는 교육생만 골라 징계하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며 "장 대표와 지도부에 다시 촉구한다. 지금 당원에 대해 진행되는 모든 '징계' 절차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징계 결정으로 서울시당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 6·3 지방선거 준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규 해석을 두고 의견이 갈리지만 당원권이 정지되면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장 추천권 등을 쥔 서울시당위원장 직무도 중단된다는 시각이 많다.

이에 따라 위원장직이 공석이 될 경우 서울시당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거나, 사고 시당으로 지정해 지도부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s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