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대표·의원직 다 걸었다…'전당원 투표'로 반전 승부수

장동혁 "내일까지 사퇴·재신임 요구 시 응할 것…대신 직 걸라"
반발 터져나오지만 나서는 인사 없을 듯…지선 국면 반발 차단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거취 표명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손승환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자신에게 거취를 표명하라는 일부 당 소속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을 향해 함께 직을 걸자며 조건부 재신임 투표를 전격 제안했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으로 촉발된 자신에 대한 재신임·사퇴 요구를 정면 돌파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동시에, 오는 6월에 실시되는 지방선거 국면에서 리더십 위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려는 승부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 대표는 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일까지 누구라도 사퇴·재신임을 요구한다면 이에 응하고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당원들의 뜻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원들이 저에게 사퇴하라고 하거나 재신임하지 않는다면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의원직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대신 자신에게 재신임·사퇴를 요구할 인사에게는 광역단체장직이나 의원직을 걸 것을 요구했다. 장 대표는 "그런 요구를 할 의원이나 광역단체장이 있다면 본인도 그에 상응하는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장 대표와 각을 세워온 인사들 사이에서는 반발이 터져나왔다. 서로 의원직 또는 당대표직·광역단체장직을 걸고 투표를 진행하는 그림 자체가 어불성설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자리를 걸고 당의 노선 변화를 요구하라는 것은 공직에 대한 장 대표의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판단은 국민이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신지호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헌법과 당헌이 보장하는 발의권을 공갈 협박으로 무력화하려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며 "장 대표는 더 이상 민주주의자가 아니다. 오늘부로 파쇼 등극"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장 대표에게 사퇴나 재신임 투표를 요구하면서 단체장직이나 의원직을 걸 만한 인사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당원 여론 자체가 장 대표에게 우호적이라는 분석이 많은 데다가, 한 전 대표 제명이 지지층 여론에 크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돼 이날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이 향후 국민의힘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 각 35%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18%였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218명)에서는 '긍정적 영향'이 37%, '별다른 영향 없음' 31%, '부정적 영향'이 26%로 각각 집계됐다. 보수층(297명)에서는 '별다른 영향 없음' 36%, '긍정적 영향' 33%, '부정적 영향' 26%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 친한계는 재신임 투표에 줄곧 반대해왔다.

한 친한계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사퇴 요구할 만한 사람이 있겠나'란 질문에 "안 할 것이다. 누가 하겠나"라고 답했다. 친한계 한지아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미 결과가 보이는 판을 깔아놓고 당원이 결정한다는 건 책임 정치가 아니라 계산 정치"라며 "혼자 판 깔고, 규칙 만들고, 심판 보고, 승리를 선언하는 정치는 민주적 절차가 아니라 책임 회피 연출"이라고 지적했다.

재신임 투표를 처음으로 공개 요구했던 김용태 의원도 이날 명확한 메시지는 내지 않았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 대표가 길을 잃은 것 같다"며 "국민의힘은 국민과 함께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선지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러한 반응을 예상해 재신임 투표를 역이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권파 성향의 김민수 최고위원과 구친윤(친윤석열)계 임이자 의원이 "직을 걸라"는 조건으로 재신임 투표 수용을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관측이다.

관건은 장 대표가 이러한 승부수를 통해 당내 반발을 잠재우고 성공적으로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할 수 있을지다. 장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공천관리위원장을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이를 미룬 것도 우선 내홍부터 수습해야 한다는 계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한 전 대표 제명 이슈 여진이 계속되면 지선 체제로 들어가기 쉽지 않다"며 "이 문제를 정리하고 공관위원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