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마이웨이·김민석 참전…與합당 갈등, 당권 경쟁 전초전 양상

김민석 총리, 합당 재차 직격…"국정운영 도움 안되는 상황 바람직하지 않다"
정청래 "통합이 분열이란 것은 형용모순"…당내 합당 공개반발은 계속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2026.1.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진하는 조국혁신당과 합당을 두고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민석 국무총리까지 '우려 표시'로 합당 논쟁에 사실상 참전하면서 오는 8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당권 경쟁의 전초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일에 이어 2일에도 혁신당과 합당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이어졌다.

특히 전날(2일)엔 최고위원 회의에서 비당권파인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에게 공개 반발하고, 당권파인 친청(친정청래) 최고위원이 엄호에 나서는 등 정면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정 대표는 당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당 대표로서 합당에 대한 공론화의 문을 열었으니 이제 당원들께서 당의 운명을 결정해 달라"며 "당 대표도, 국회의원도 그 누구도 당원들의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 그렇게 하자"고 요청했다.

정 대표는 이어 "통합은 힘을 합치자는 것이고 분열은 힘을 빼자는 것"이라면서 "통합이 분열이라는 말은 언어모순이자 뜨거운 아이스크림 같은 형용모순"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언주 최고위원은 정 대표의 면전에서 혁신당과 합당 제안에 대해 "민주당의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 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 "이 사안(합당)의 정치적 본질은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임기 초반에 2인자, 3인자들이 판을 바꾸고 프레임을 바꿔 당권과 대권을 향하려는 욕망, 본인들이 간판이 되려는 욕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합당 논의를 중단하고 국정 뒷받침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가세했고,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이번 합당 제안은 전적으로 대표 개인의 제안이었다. 심한 자괴감을 지금도 여전히 느끼고 있다"고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자 친청계인 문정복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께서 당 대표를 하던 시절이 기억난다"며 "의원총회고 최고위원회의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대표를 앞에 앉혀 놓고 그 모진 말을 쏟아냈던 사람들, 그 사람들 지금 어디 있나. 당원들이 다 심판했다"고 반격을 가했다.

문 최고위원은 이어 "정부 여당의 공당 대표가 제안한 내용을 가지고 공개석상에서 모욕에 가까운 얘기를 하는 것은 당인으로서의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당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의 최종 책임은 당 대표에게 있다"며 "당 대표가 부족해서 벌어지는 일이다. 당원들께서는 당 대표에게 탓을 해주길 바란다"고 정리했다.

정 대표는 다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그 하루하루가 더해져 제 임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모든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당원으로부터 나온다. 당원들에게 길을 묻고 당원들이 가라는 곳으로 갈 것"이라고 '마이웨이'를 거듭 천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 대표인 이재강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관련 더민초 간담회에서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6.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與초선 40여명 '합당 중단' 요구…金총리도 참전

최고위원 회의에서 공개 충돌 이후 당내에선 합당 논의 반대 목소리가 분출했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전날 소속 68명 의원 중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회의를 가졌는데,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강 의원은 비공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체적인 의견은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일부 의견은 지방선거 이후 재논의해 제대로 된 합당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속한 시일에 정 대표와 간담회를 가지든지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논의했다"면서 "일부 극소수 의원은 정 대표를 도와서 잘 진행되도록 하자는 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의 정무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환 의원과 조직사무부총장인 권향엽 의원만이 정 대표의 입장을 두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초선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90% 이상이 합당 반대나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면서 "이제는 정 대표가 밀어붙이는 것을 멈추고 출구전략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당내 친명(친이재명)계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역시 전날 성명을 통해 "정책 연대, 공동 입법, 선거 협력 등 다양한 선택지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정치공학적 합당만을 전제하는 접근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 핵심당직자는 통화에서 "정 대표가 통합 문제를 다루면서 이만큼 와글거리지 않을 것이라고 봤겠느냐"면서 "정 대표가 이제부터 의원들과 만나고 대화하면서 정치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부정적 뉘앙스만 비쳐왔던 김민석 총리도 전날 신년기자간담회를 통해 목소리를 내면서 합당 논쟁에 사실상 참전했다.

김 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합당 제안과 관련, "저는 원칙적인 민주 대통합론자"라면서도 "적정한 최소한의 논의나 절차 이런 건 필요하다. 그런 절차를 안 거치면 모두에게 통합 자체가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합당하느냐 안 하느냐와 별개로 이러저러한 이슈들이 정부·여당으로 통칭하는 범여권에서 이러저러한 갈등을 일으키거나, 보다 더 집중적이고 일관되고 통일적 국정 운영이 되는데 덜 플러스가 되는 상황으로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김 총리는 한 유튜브에 출연해 "이 시점에 그런 방식으로 제기돼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재차 목소리를 낸 것이다.

민주당 안팎에선 이번 혁신당과 합당을 둘러싼 갈등이 차기 당권을 둘러싼 정 대표와 김 총리 간 경쟁의 신호탄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김 총리와 가까운 인사들은 정 대표가 추진하는 '대의원·권리당원 모두 1인1표제'를 두고 정 대표의 연임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 총리는 최근 유튜브에서 민주당 당대표 출마와 관련해 '로망'이라고 표현하면서 당권 도전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