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발 '공천헌금 의혹' 파장…당 공식 조사 '제명' 여부 촉각

'12가지 의혹' 김병기 "제명되더라도 탈당 안해"…윤심원 결론 주목
정청래·김현지 이름까지 등장…"당 결정해야" vs "지켜보자"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감사원장(김호철) 임명동의안 투표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2025.12.3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12가지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앞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탈당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발 악재는 정권 전체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의혹인 '공천 헌금'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정청래 당대표 이름까지 등장하면서다.

김 의원이 탈당에 선을 그은 만큼 이제 관심은 당 윤리심판원의 징계 수위에 쏠리고 있다.

김병기 "제명당하는 한 있더라도 제 손으로 탈당하지 않겠다"

김 의원은 5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정말 잘못했고 송구하다"면서도 "제명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제 손으로 탈당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동료 의원들과 당원들을 향해서는 "한 명이라도 믿어달라, 민주당에 정말 해가 안 되도록, 지금 이 소나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조금만 믿고 기다려 달라"며 "그 다음에도 만족하지 않으면 그때는 (거취를) 결단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탈당'에 선을 그은 가운데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공천 시스템 전반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일탈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조국혁신당 등 진보진영에서도 요구하는 '전수 조사'는 실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공천 관련 추가 쇄신안으로 '클린선거 암행어사단'을 발족하면서 상황을 수습하고 있다. 정청래 당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암행어사단은 공천 신문고 제도와 연동해 운영한다"며 "두 기구를 통해 불미스러운 일을 접수하면 무관용 원칙으로, 당대표 직권으로 즉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복잡하다. 정 대표와 김 부속실장은 김 의원이 측근과 아내를 통해 동작구의회 구의원 2명으로부터 총 3000만 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내용을 알고 있었고,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한메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사세행) 상임대표가 5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민원실에서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 6명에 대한 고발장을 취재진 앞에 공개하고 있다. 2026.1.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민주당은 김 부속실장이 구의원 2명이 작성한 탄원서를 전달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김현정 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실장이 (투서를) 받아 당 사무국에 전달한 건 맞다"고 말했다. 이 투서가 윤리감찰단을 거쳐 의혹 당사자인 김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이수진 전 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여기서부터는 의혹이라 규명해야 할 영역이다"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은 김 부속실장이 당시 이재명 당대표에게도 투서 내용을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정청래·김현지까지 등장…윤리심판원 '제명'까지 갈까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이었던 만큼 당이 사안을 묵인하고 봐 주기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김 의원이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밝혔지만, 당뿐만 아니라 정권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정치권의 관심은 윤리심판원의 징계 수위에 쏠리고 있다. 윤리심판원은 당원이 윤리규범을 위반하거나 당의 품위를 훼손하는 경우 등에 있어 가장 낮은 단계인 △경고부터 시작해 △당직자격정지 △당원자격정지, 가장 높은 단계인 △제명까지 징계 처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은 '제명' 여부다. 국회의원 제명의 경우 윤리심판원이 결정하더라도 최고위를 거쳐 의원총회에서 재적 과반의 찬성이 필요할 만큼 까다롭다. 당내에서도 김 의원이 결백을 주장하고 있어 '제명'까지는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윤리심판원에서 '제명'을 결정한다면 당내 분위기를 고려할 때 의원총회에서 의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경고' 등 가벼운 처분이 내려진 후 경찰 수사 결과 일정 부분 의혹이 규명된다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김 의원을 믿지만 정치는 국민이 믿지 못하면 나가야 한다"며 "김 의원이 '나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제 당이 결정할 때"라고 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상황이 복잡하다. 당이 안는 부담은 확실하다"면서도 "윤리심판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전망을 내놓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독립기구인 윤리심판원은 오는 12일 전까지 김 의원으로부터 의혹과 관련한 소명서를 제출받을 예정이다. 필요하면 출석 조사도 요구할 방침이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