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고위원 선거 '명청대전' 구도…친정 문정복·친명 유동철 '설전'
친명 3명·친청 2명 출마…17일까지 후보자 등록
유 "버르장머리 발언 사과하라" vs 문 "웃으면서 한 농담"
- 김세정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기자 = 전현희·한준호·김병주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3인을 뽑는 보궐선거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친이재명계와 친정청래계 간의 신경전 구도가 형성되며 '명청대전'이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후보자 등록 이틀째를 맞아 총 5명이 출마를 선언했다. 후보자가 7명 미만일 경우 예비경선 없이 본경선만 진행되는 만큼, 이변이 없다면 내년 1월 11일 본경선으로 직행할 전망이다.
정청래 대표 측은 "친명·친청 용어에 대해서만큼은 민주당 분열을 통해 이재명 정부를 엎으려는 의도적 갈라치기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이번 선거는 친명·친청 간 세력 구도를 드러내는 양상이다.
친명계에선 이건태·강득구 의원과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친청계에선 문정복·이성윤 의원이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인 이건태 의원은 지난 11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 대표를 겨냥해 "당이 정부와 엇박자로 이재명 정부가 이루는 효능감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이재명 정부를 밀착 지원하고, 밀착 소통하는 최고위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15일 출마한 강득구 의원은 경기도의원 출신으로 이재명 대표 시절 당 수석사무부총장을 지낸 친명계 인사다. 그는 최근 정 대표가 추진한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가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되자 정 대표를 겨냥해 "'제대로 하라'는 당원들의 명령"이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유동철 위원장도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를 지낸 친명계 인사다. 부산시당위원장 경선 컷오프와 관련해 정 대표를 공개 비판했으며, 지난 9일 출마 선언에서 "당내 비민주적 제도를 개선하고 당내 권력을 감시·견제할 최고위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이성윤·문정복 의원은 정청래 지도부에서 각각 조직사무부총장과 법률위원장을 맡아 친청계로 분류된다.
이성윤 의원은 지난 14일 출마를 공식화하며 "지선 승리를 위해 당원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당원주권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해 정 대표와 보폭을 맞췄다.
이날 출마 기자회견을 연 문 의원은 "원팀 민주당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만들겠다"며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가장 고립됐던 시기에 저는 침묵하지 않고 가장 먼저 나서서 끝까지 이재명을 지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명을 말해야 한다면 그 맨 앞에 문정복이 있다"고 했다. 최고위원이 된다면 1인 1표제를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문 의원과 유 위원장 간 설전도 명청대전 구도를 뚜렷하게 하고 있다. 유 위원장은 앞서 부산시당위원장 경선 컷오프 사태와 관련해 문 의원을 핵심 인물로 지목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등 비판을 이어왔다.
문 의원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 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내가 나가서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겠다"고 발언했고, 유 위원장은 즉각 성명을 내고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백브리핑에서 문 의원은 "복도에서 웃으면서 농담으로 한 얘기였는데 기사가 돼서 마음 너무 아팠다"며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 위원장은 이날 다시 입장문을 내고 "백주대낮에 공개된 자리에서 한 폭언이 농담이었다고 하면 없는 일이 되는 것이냐"며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반박했다.
유 위원장은 "문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인재 영입을 부정하는 것이냐"며 "친청이라는 단어는 정 대표와 상관없이 당권을 휘두르며 권위주의 폐단을 답습하는 일부 인사를 지칭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후보자 등록 접수는 17일까지 진행된다. 본경선은 3차례 토론회를 거쳐 내년 1월 11일 합동연설회와 함께 실시된다. 중앙위원 50%와 권리당원 50% 비율로 최종 선출된다.
liminalli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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