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희생 없이 변화 없어" 의원직 사퇴…이소희 승계 (종합)
"계엄 후 이어진 불행한 일들…기득권 놓고 국민 통합 기여"
지도부 만류했으나 뜻 굳혀…의정활동 1년 6개월 만에 사퇴
- 한상희 기자,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박소은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 8번으로 국회에 입성해 의정 활동을 시작한 지 임기 1년 6개월 만이다. 의원직은 비례대표 다음 순번(19번)인 이소희 변호사가 승계한다.
인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지난 1년 반 동안 의정활동을 마무리하고 국회의원직을 떠나 본업에 돌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직 진영 논리만을 따라가는 정치 행보가 국민을 힘들게 하고 국가 발전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흑백논리와 진영 논리는 벗어나야지만 국민 통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계엄 이후 지난 1년간 이어지고 있는 불행한 일들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극복해야 할 일"이라며 "희생 없이는 변화가 없다.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본업에 복귀해 국민 통합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했다.
또 "지난 130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기여와 헌신을 배운 저희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한다"며 "특히 인도주의적 실천은 앞으로도 제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라"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부족한 저를 따뜻하게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인 의원은 준비해 온 발언을 마친 뒤 기자들의 추가 질문을 받지 않은 채 회견장을 떠났다. "계엄 때문에 거취 표명을 한 것이냐", "지도부와 논의했느냐", "국민의힘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인 의원은 이날 오전 당 지도부에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만류했으나 뜻을 돌리기 어려웠다는 전언이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만류를 많이 했는데 워낙 생각이 강한 것 같았다"며 "이렇게 일방적으로 떠밀려가는 정치 상황에서 더 이상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이렇게라도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한 듯하다"고 전했다.
인 의원의 사퇴로 비례대표 다음 순번인 이소희 변호사가 국회의원직을 승계한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18번까지 당선됐으며, 19번인 이 변호사가 차순위다. 그는 지체장애인으로 세종시의원과 국민의힘 혁신위원 등을 지냈다. 인 의원은 의원직 승계와 관련해 사전에 이 변호사와도 미리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인 의원은 미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전남 순천에서 성장한 뒤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 출신 정치인이다. 미국 국적만 보유했으나 한국형 구급차 개발 등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특별귀화해 현재는 한국·미국 복수국적자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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