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1년' 더 격해진 중도 논쟁…장동혁號, 출구전략 '부심'

'찐윤' 윤한홍 "똥 묻은 개가"…'중도' 전환 목소리 분출
지지율 답보에 불안감 증폭…張, 릴레이 대면 의견수렴 착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추경호 의원 구속심사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홍유진 기자 = 12·3 비상계엄 1주년과 추경호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 국면을 넘긴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중도 확장' 논쟁에 부딪혔다. 과거 핵심 친윤(친윤석열)까지 공개적으로 당 지도부의 강성 노선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당내 갈등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장동혁 대표는 '소통'을 통해 출구전략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당분간 현역 의원 선수별 간담회에 매진하며 강성 메시지 수위와 외연 확장 간 균형점 찾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7일 야권에 따르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서 "더 이상 '(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계엄 원인'이라는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며 "계엄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어이없는 판단의 부끄러움을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장 대표 면전에서 지도부를 향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하는 꼴"이라고도 했다. 장동혁 대표가 비상계엄 1주년 메시지에서 비상계엄의 원인을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로 꼽자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윤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선거 캠프가 꾸려진 광화문 이마빌딩 일원이었다. 한때 '원조 찐윤'으로 평가받던 정치인이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외연 확장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당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3일 사과문을 발표한 국민의힘 25명 의원 중 한 명인 권영진 의원은 같은 날 "2018년에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2석을 이겼다"며 "솔직히 말하면 내일 투표하면 2018년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했다. 초선 김용태 의원도 "국민의힘은 다수 국민하고 함께 할 때 수권정당으로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당내 혼선의 기저에는 '불안감'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격적인 지방선거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당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 대한 갑갑함이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여당의 사법부 공세 등 우호적 이슈에도 반사이익을 보지 못하는 이유가 강성 지도부 때문이라는 책임론이 거세다.

당 지도부 역시 이같은 위기감에는 공감한다. 다만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등 여당 압박이 나날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는 일정 수준의 강경 대응은 불가피하다고 항변한다. 대국민 사과 시점은 내년 윤 전 대통령 내란 재판 1심 선고 등 주요 이벤트 이후가 적당하다는 판단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중도 확장을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다.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만큼 나름의 타임 테이블(일정표)을 가지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2017년 문재인 정권과 다르게 이번 정권은 보수 진영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강경하게 나서면서도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지난 5일 4선 이상 중진 의원 5명을 직접 찾아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생각을 우선 청취했다. 오는 8일부터 2~3주가량 의원들과 잇달아 대면 접촉하며 당무나 선거 전략 등 당 운영 방향 전반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도부는 이같은 당내 소통 과정을 통해 대여(對與) 공세와 외연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묘안을 짜내겠다는 구상이다. 결과에 따라 장 대표의 메시지 전략도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