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1년' 더 격해진 중도 논쟁…장동혁號, 출구전략 '부심'
'찐윤' 윤한홍 "똥 묻은 개가"…'중도' 전환 목소리 분출
지지율 답보에 불안감 증폭…張, 릴레이 대면 의견수렴 착수
- 서상혁 기자,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홍유진 기자 = 12·3 비상계엄 1주년과 추경호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 국면을 넘긴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중도 확장' 논쟁에 부딪혔다. 과거 핵심 친윤(친윤석열)까지 공개적으로 당 지도부의 강성 노선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당내 갈등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장동혁 대표는 '소통'을 통해 출구전략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당분간 현역 의원 선수별 간담회에 매진하며 강성 메시지 수위와 외연 확장 간 균형점 찾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7일 야권에 따르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서 "더 이상 '(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계엄 원인'이라는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며 "계엄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어이없는 판단의 부끄러움을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장 대표 면전에서 지도부를 향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하는 꼴"이라고도 했다. 장동혁 대표가 비상계엄 1주년 메시지에서 비상계엄의 원인을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로 꼽자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윤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선거 캠프가 꾸려진 광화문 이마빌딩 일원이었다. 한때 '원조 찐윤'으로 평가받던 정치인이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외연 확장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당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3일 사과문을 발표한 국민의힘 25명 의원 중 한 명인 권영진 의원은 같은 날 "2018년에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2석을 이겼다"며 "솔직히 말하면 내일 투표하면 2018년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했다. 초선 김용태 의원도 "국민의힘은 다수 국민하고 함께 할 때 수권정당으로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당내 혼선의 기저에는 '불안감'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격적인 지방선거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당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 대한 갑갑함이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여당의 사법부 공세 등 우호적 이슈에도 반사이익을 보지 못하는 이유가 강성 지도부 때문이라는 책임론이 거세다.
당 지도부 역시 이같은 위기감에는 공감한다. 다만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등 여당 압박이 나날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는 일정 수준의 강경 대응은 불가피하다고 항변한다. 대국민 사과 시점은 내년 윤 전 대통령 내란 재판 1심 선고 등 주요 이벤트 이후가 적당하다는 판단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중도 확장을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다.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만큼 나름의 타임 테이블(일정표)을 가지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2017년 문재인 정권과 다르게 이번 정권은 보수 진영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강경하게 나서면서도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지난 5일 4선 이상 중진 의원 5명을 직접 찾아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생각을 우선 청취했다. 오는 8일부터 2~3주가량 의원들과 잇달아 대면 접촉하며 당무나 선거 전략 등 당 운영 방향 전반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도부는 이같은 당내 소통 과정을 통해 대여(對與) 공세와 외연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묘안을 짜내겠다는 구상이다. 결과에 따라 장 대표의 메시지 전략도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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