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땐 정쟁말자" 강경파 정청래·추미애 나란히 한발짝 뒤로, 왜
정청래 "저부터 솔선수범하겠다"…추미애 "APEC 성공에 호응하자"
李 100일 기자회견·유엔총회땐 與 이슈 터져나와…'성과 덮는다' 지적 의식한 듯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대야 강경파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나란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정쟁을 자제하자는 메시지를 냈다. 이번에도 이재명 대통령의 성과를 당에서 주도한 이슈가 덮는 현상이 나오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한발짝 물러선 것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전날(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외교 슈퍼위크인 이번 주만이라도 여야가 정쟁을 멈추고 APEC 성공을 위해 무정쟁 주간을 선언하고 오직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서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익을 위해서는 악마와도 손 잡아야 된다고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자주 말씀하셨다"며 "저부터 솔선수범하겠다. 해야 할 말도 많고 다뤄야 할 이슈도 많지만 적어도 이번 주에는 불가피한 정책 발언만 하고 정쟁적 발언을 삼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추 위원장도 대검찰청 국정감사 질의에 앞서 "정쟁을 지양하고, APEC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는 그런 분위기에 국회도 호응했으면 한다"고 여야 의원들에 당부했다.
이는 지난달 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9월 11일)과 유엔총회 기조연설(9월 24일)에 앞서 당이 주도한 이슈들이 터져 나온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시 정 대표는 여야가 협의한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법 수정안을 뒤집었고, 결국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정부조직법 개편과 내란규명은 맞바꿀 수 없다는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며 상황이 일단락됐다. 이 과정에서 김병기 원내대표와의 투톱 갈등도 노출되며 한동안 여진이 계속됐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앞서서는 범여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법사위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의결한 바 있다. 청문회 개최가 지도부와 사전교감 없이 이뤄졌다는 점이 공개되며 이목이 법사위로 쏠렸다.
당 안팎에서는 이런 이슈들이 이 대통령의 성과를 희석하는 현상이 반복된 것에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이에 이번 APEC에서는 선제적으로 '로키(Low-key·저자세)' 행보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10·15 부동산 정책 발표 이후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대책은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규제 대상으로 묶었는데, 대출규제로 인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에도 영향을 줬다는 부정적 민심이 계속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0~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25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51.2%를 기록하며 2주째 하락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5.0%.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보기 드문 외교 행사가 경주에서 열리는데 모든 이슈가 법사위 막말 논란 등으로 가버리면 안되니 정 대표가 한발 물러나는 취지로 여야 정쟁 중단을 선언한 것"이라며 "또 하나는 지난번(유엔총회 연설 등)에 대한 반성의 의미도 담겨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제안에 위선적 '무정쟁 쇼'라며 날을 세웠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쟁을 멈추려면 먼저 정쟁을 일으킨 자가 반성해야 한다"며 "사법부 파괴와 입법 폭주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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