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쿠팡 사건' 공방…민중기 특검·세관 마약도 도마 위

[국감초점] 수도권 고검·지검 상대 국정감사
與 "엄희준 수사 압력"…野 "李대통령 재판 재개하고, 민중기 수사해야"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10.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박소은 홍유진 기자 = 국회에서 23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또다시 설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쿠팡 사건에 대한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의 수사 외압 의혹과 함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제기한 '연어 술 파티', 인천세관 마약 사건 등을 집중 추궁했다.

국민의힘은 민중기 특검의 주식투자 의혹 수사와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재개를 촉구했다.

법사위는 이날 서울고등검찰청·수원고등검찰청을 비롯해 서울중앙지검·동부지검·남부지검·북부지검·서부지검, 의정부지검·인천지검·춘천지검·수원지검 등을 상대로 국감을 실시했다.

범여권 의원들은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사건 수사 과정 중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두고 공세를 펼쳤다.

해당 사건을 맡았던 문지석 부장검사는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라는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부천지청장이었던 엄 검사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날 국감장에는 엄 검사와 문 부장검사 모두 출석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참고인(문 부장검사)께서는 쿠팡이 노동법을 위반했다고 압수수색도 하고, 기소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게 다 뒤바꼈다"고 했다. 김용민 의원도 "이 사건은 검찰이 권한을 남용해 민생을 파탄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며 "그리고 공직자 1명의 개인적 용기와 희생으로 그걸 다시 되돌리는 매우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문 부장검사는 김 의원의 질의에 "엄 전 지청장이 위증 혐의에 걸렸다는 생각이 들고, 그 혐의를 모면하기 위해 속된 말로 말장난을 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답했다. 반면 엄 검사는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 판단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 의원들이 문 부장검사를 상대로 질의를 이어가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했다. 신동욱 의원은 "참고인 불러 오전 내내 이렇게 하면 되는가"라고 반발했다. 송석준 의원이 거세게 반발하자 추 위원장은 "함부로 고함을 치시니 오늘 발언은 제한하겠다"고 말해 고성이 이어졌다.

추 위원장은 오후 12시 17분께 "더 이상 회의 진행을 할 수 없다"며 잠시 감사를 중지했다가 7분 후 재개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주식투자 의혹과 양평 공무원 사망 사건으로 민중기 특검에 대한 추궁을 이어갔다. 그는 "민 특검에 대해 고발장을 접수했는데 보고 받았는가. 수사를 진행할 건가"라고 정진우 중앙지검장에게 물었다. 정 지검장은 "잘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구자현 서울고검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문을 추미애 위원장에게 제출하고 있다. 2025.10.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곽 의원은 이 대통령의 재판과 관련해서도 "개별 법관의 판단으로 사건을 중지시킬 게 아니라 공소유지를 책임진 검찰이라면 빨리 공판 재개를 신청해서 판결을 받게 해야 한다"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든, 어떤 식으로라도 정상적 운영을 해야 하는 거 아니겠나"라고 했다.

반면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본인들이 수사를 받을 것 같으니 특검 자체를 흔드는 게 아니겠나"라며 "국민의힘에서 의도하는 대로 특검을 흔들기 위한 것이 명백한 이상, 특검 기간이 끝나고 수사를 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여권은 인천세관 마약 사건과 수원지검의 '연어 술 파티'로도 공세를 이어갔다.

서 의원은 "어떤 인간들이 마약을 하는지, 공급하는지 조직범죄를 다 소탕해달라"고 했고, 임은정 동부지검장은 "수사 결과를 조속히 발표할 수 있도록 성실·단단하게 수사 중"이라고 답했다.

김기표 의원은 이화영 전 부지사를 상대로 "(수사 당시 검찰에서) 술을 먹었던 사실이 있는가. 박상용 검사실에서 먹었나"라고 물었고, 이 전 부지사는 "박상용 검사실, 영상녹화실에서 술을 마셨다"며 "쌍방울 직원이라는 사람이 술을 페트병 같은 것에 담아 종이컵에 해서(마셨다)"라고 했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