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직후 본회의 샅바싸움…국힘 '민생' 지렛대로 與 압박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국정감사 기간 중 민생법안 처리'를 제안하며 본회의 개최를 둘러싼 여야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협의 없이 여당이 본회의를 열고 일방적으로 법안 처리에 나설 경우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대응하겠다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도 정쟁보다 차디찬 민생을 돌보라고 촉구하는 추석 민심을 경청했을 것으로 본다"며 "대통령과 다수당 권력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독선·아집을 버리고 민생 안정을 위한 여야 협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본회의는 여야 간 합의된 일정 속에서 합의된 안건만 상정하고 의결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장동혁 대표도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당이 국민의힘을 향해 민생법안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하는데 여당에 제안하겠다. 제발 '민생'하자"며 "우리가 그동안 법안을 너무 쉽게 통과시켜 왔다고 생각한다. 여당이 합의되지 않은 법안을 일방적으로 상정했을 경우 필리버스터를 이어갈지에 대해 그때 상황을 보고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연휴 마지막 날 '민생' 카드를 꺼내든 것은 여당과의 본회의 개최 일정 협상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의힘은 오는 13일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를 '내란 국감'으로 만들고 이 분위기를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가려는 민주당에 맞서려면 '민생'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도층 포섭이 필수라고 본다.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태 속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예능에 출연해 논란을 빚은 점,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국감 출석 논란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 논란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겹친 점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국민의힘은 여당이 본회의 개최 일정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이를 지렛대로 국정감사 증인 채택 과정에서 협상력을 발휘하고, 여당이 협의에 미온적으로 나서 파행을 겪을 경우 필리버스터로 대립각을 세우는 '양면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연휴 기간 보수·중도 지지층 일각에서 정부·여당이 검찰청 폐지 등 개혁입법에만 몰두하고 민생은 도외시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감지한 만큼 원내에서 민생 투쟁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PK(부산·울산·경남)에 지역구를 둔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1에 "민주당이 간과하고 있는 게 정부·여당은 민생 악화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이다. '야당 DNA'로 국정을 운영해서 되겠나"라면서도 "다만 우리 당도 대안을 제시해야만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