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체포에 민주 "사필귀정" 국힘 "나라 미쳐돌아가"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경찰 체포를 접한 여야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한 반면 국민의힘은 "나라가 미쳐 돌아간다"며 정부·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부승찬 대변인은 2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여러 유튜브에 출연해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등 망언을 일삼은 데 따른 사필귀정"이라며 "민주당은 방송의 독립과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불법 행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제라도 자연인 이진숙 씨의 범죄 혐의를 제대로 수사하기 바란다. 만시지탄"이라고 썼다.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윤석열 보석 기각, 권성동 구속 기소, 이진숙 체포. 더디지만 바로잡혀가고 있다"며 "누군가 뒤틀어버린 정의를 반드시 바로 세우겠다"고 적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안정국" "정치보복"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 국민들은 나라 전체가 미쳐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며 "요건에도 맞지 않는 체포를 추석 연휴를 바로 코앞에 두고 이렇게 무도하게 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범죄 사실은 탄핵으로 직무정지됐을 때 방통위 기능이 마비된 것은 민주당 책임이란 발언을 유튜브 방송에서 했다는 것"이라며 "범죄에도 해당하지 않고 체포 요건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가족과 함께 명절을 준비하던 집에 경찰이 들이닥친 충격은 마치 '게슈타포식 기습'과 다름없었을 것"이라며 "추석 밥상에 '이진숙 체포'라는 소재를 올려 여론을 왜곡하려는 전형적인 정치 수사이자, 정권에 충성하기 위한 경찰의 아첨 수사"라고 가세했다.

나경원 의원 역시 "기어이 공안정국으로 가는 것인가"라며 "민주당 세력이 고발하고, 수사권력이 정치수사해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는 삼박자가 완성됐다"고 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공안 정권의 공포 정치"라고 비판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후 4시 4분께 이 전 위원장을 주거지 인근에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전 위원장에 대해 위반 혐의로 수사 중 출석에 불응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방송통신미디어위원회(방미통위) 설치법'이 의결돼 방통위가 사라짐에 따라 자동 면직됐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