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핵심소재 의존도…"이차전지·디스플레이 중국 100%"

이차전지 음극재 핵심 흑연 99%…디스플레이 공정 인산 100%
첨단산업 소부장 특정국 의존…이재관 "자립도 방안 강구해야"

포스코퓨처엠에서 생산하는 양극재 및 음극재 등 제품 모습(포스코퓨처엠 제공) ⓒ News1 강은성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국내 주요 첨단산업인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일부 핵심 소재의 중국 의존도가 1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갈등 이후 전략물자를 무기화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는 만큼 자립도를 높일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첨단전략산업 수입의존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차전지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의 수입 비중은 중국이 각각 97.6%, 98.8%에 달했다.

음극재는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 속도를 결정짓는 4대 소재 중 하나다. 음극재의 소재인 흑연은 중국이 전 세계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어 한국 이차전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흑연 외에도 △황산망간(중국·92%) △수산화리튬(중국·82.7%) △황산코발트(중국·74.6%)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들의 중국 수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도 상황은 비슷하다. 같은 기간 디스플레이 공정의 필수 소재인 인산의 중국 의존도는 100%로 집계됐다.

인산은 디스플레이 패널의 미세회로를 만들고 표면을 세정하는 데 쓰이는 소재다. 인산의 원료인 인광석은 중국이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공정에 쓰이는 ITO 타겟과 IGZO 타겟의 중국 의존도 역시 70%로 높다. 두 소재의 원료인 인듐이 중국에서 대부분 생산되는 영향이다.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주요 첨단산업을 뒷받침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은 정작 중국의 영향력이 큰 셈이다.

실제로 의원실이 산업부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액 1000만달러 이상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1575개 품목 중 중국 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472개다. 특정국 의존도가 90% 이상으로 대체가 어려운 품목의 경우 97개가 중국산이었다.

미중 갈등 이후 중국이 핵심 광물·전략물자의 수출통제에 나선 만큼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관 의원은 "이차전지나 디스플레이 등 첨단전략산업의 특정국 의존도가 높을수록 국내 기업의 경쟁력은 약화할 수밖에밖에 없다"며 "반도체 핵심 소재의 국산화율 증가처럼 다른 첨단전략산업도 함께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종합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관 前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5·16·17차 인재영입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2.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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