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론 선 그은 조국…호남 전 지역 출마, 서울·경기·부산 '선거연대'

기초의원 전원 출마 '자강' 선언…지방선거 독자정당 '승부수'
민주당은 '호남 맞춤형' 정책·예산으로 대응…호남 맹주 자신감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5.9.2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기자 =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6·3 지방선거 전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을 일축하고 '자강'을 선언했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승부처로 지목한 것은 지난 총선에서의 돌풍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민주당도 '호남 발전'을 거듭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내년 지방선거에선 두 당이 호남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위원장은 지방선거 전까지 민주당과 합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전날(29일) 공개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 위원장은 "지금의 위기는 합당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합당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쐐기를 박는다"고 밝혔다.

이어 "호남에선 모든 선거구에서 반드시 민주당과 경쟁한다"며 "기초의원 선거엔 전국 모든 곳에 후보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경기·부산 등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 "어떻게든 1대1 구도를 만들어 국민의힘으로 안 넘어가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발언은 단순히 합당론을 차단하는 수준을 넘어, 혁신당이 독자 정당으로 존립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초의원 전원 출마 방침은 전국 단위 정당으로 발돋움하고, 당의 존립 명분을 장기적으로 확보하겠다는 포석이기도 하다.

특히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독과점'에 빗대 호남을 최대 승부처로 지목한 것도 눈길을 끈다. 당 관계자는 "평소 조 위원장이 갖고 있던 생각으로, 당이 비상 상황이니까 가르마를 타는 차원에서 입장을 명백히 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도전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조 위원장은 최근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선두를 달렸지만, 정당 지지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개인을 향한 주목도와 당 지지율 사이의 거리감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자강론이 실제 동력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더불어민주당 전라남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9.3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민주당도 호남 사수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정청래 대표는 전당대회 공약에 따라 호남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킨 데 이어 이날 국회에서 전남 예산협의회를 열고 "국가가 호남경제 발전에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권여당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광주~목포 KTX 개선 사업, 전남 국립의대 설치 등 지역 숙원 사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민심 다잡기에 나섰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 위원장의 도전을 당장 심각한 위협으로 보지 않는 기류도 감지된다. 경계와 긴장감은 유지하되, 지지세에 대한 자신감 역시 공존하는 분위기다.

한 민주당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경상도나 강원도 등 민주당이 취약한 지역에 가서 뛰는 모습을 보여야 (혁신당으로서도) 희망이 있는 것이지, 민주당 강세 지역에 와서 도전하는 건 유권자들도 다 판단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혁신당은 오는 11월 전당대회 이후 지방선거 준비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성비위 사태로 인한 당 내홍 수습이 급선무라는 인식이 강해, 당분간은 조직 정비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