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김병기 필버 중단 사실상 거절…"악법 처리 중단 먼저"(종합)

與 "재난에 여야 초당적 협력해야…민생 복귀하자"
野 "이진숙 축출법 중단·정부조직 개편 재논의 약속해야"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5.9.2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금준혁 기자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수습을 이유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중단을 제안했으나 무산됐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여당 주도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설치법 중단과 한미 관세협상 세부 내용 공개를 조건으로 내걸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 필리버스터 중단을 제안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재난에는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재난을 정치 공세 수단으로 제발 활용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텅 빈 국회 회의장이 국민들에게 부끄럽다"며 "형식적인 무제한 토론을 중단하고 국회가 할 일에 집중하자. 여야가 차분하게 정부 사태 수습을 지원하고 개선책 마련에 머리를 맞댈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거듭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고 민생에 복귀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송 원내대표는 언론에 입장을 내고 "소수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려면 먼저 다수당이 여야합의가 안 된 악법 강행처리를 중단하는 것이 당연한 순서"라고 맞섰다.

그는 "'이진숙 축출법' 표결과 이후 예정된 악법 강행처리를 모두 중단하고, 정부조직개편 전반에 대해 추후 재논의하겠다는 약속이 선행된다면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중단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국가전산망 셧다운 사태뿐 아니라, 교착 상태에 빠진 관세협상의 비망록과 MOU(양해각서) 내용을 야당과 국민에게 공개하고 협조를 구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송 원내대표는 "그렇지 않고 야당의 일방적인 필리버스터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말로만 민생을 외치는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하다"며 "우리 국민의힘은 그 같은 일방적인 항복 요구에는 결코 응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후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뉴스1과 만나 "'야당이 주장한 내용을 (여당이 추진하는) 국회법 일부 개정안(수정안)에 담기도 했는데 그러면 필리버스터를 안 하는 게 맞지 않나. 국정자원 화재로 국가 서비스들이 중단된 상황을 감안해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취지 설명을 하며 (국민의힘에 중단을) 제안했으나 거절됐다"고 밝혔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