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전광훈 그림자…6년 만에 장외집회 결단에 우려론 '솔솔'
21일 대구서 대규모 장외집회…일주일 후 서울서도 검토
아스팔트 세력과 연대 우려…불가피한 당력 소모 반대도
-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은 오는 21일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이재명 정부 첫 장외투쟁에 돌입한다. 국민의힘의 장외 투쟁은 조국 사태가 한창이던 2019년 황교안 대표 체제 이후 6년 만이다.
당내에서는 마땅한 투쟁 수단이 없는 만큼 '장동혁 지도부' 결정을 믿고 따라야 한다는 기류가 있는 반면, 장외투쟁이 지지층 결집에만 도움 될 뿐 국민적 여론을 바꾸기엔 쉽지 않다는 한계론도 공존한다.
17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21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대규모 장외투쟁을 연다. 이날 중앙당은 전국 시도당에 당협위원회별로 이번 집회에 당원을 동원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쟁의 핵심 의제는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내란전담재판부 신설을 골자로 한 내란특별법 반대다. 당초 법안 표결이 예상되는 오는 25일 전후로 장외투쟁 개시를 검토했으나, 여권에서 조 대법원장 퇴진론이 본격화하자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관계자는 "조 원장에 대한 압박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그 점 때문에 일정을 앞당긴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장외투쟁을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전국 일정의 일환으로 묶고 있다. 지난 14~15일 부산 일정을 시작으로, 21일 대구 장외투쟁, 22일 대전에서 최고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오는 27일 서울에서는 구체적 장소는 미정이지만 장외투쟁을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부선을 따라 부산에서 서울까지 전국을 훑는 일정이다. 이는 영남권 지지층 결집을 바탕으로, 수도권까지 메시지를 확산하는 이벤트를 의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내에서는 원내 투쟁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장외로 향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댄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규탄대회, 집단행동에도 꿈쩍없어 전 법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얘기도 나오는 상황에서 장외집회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중진 의원은 "모든 수단을 이미 사용한 상황에서 장외 투쟁이 이제 남은 사실상의 유일한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6년 만의 외출에 우려도 적지 않다.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조국 사태' 무렵 삭발·단식 등 초강경 투쟁에 나섰지만, 여론의 동조를 얻지 못했다. 오히려 장기간의 장외 투쟁이 지지층 결집 이상의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 속에 총선 대패로 이어졌다.
당시 현역이었던 한 중진 의원은 "허구한 날 광화문에 모여서 우리끼리 으쌰으쌰 했지만, 우리끼리의 만족이었지 중도층이 보기엔 한계가 뚜렷하다"며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어 당시처럼 원내 공백을 지적받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 역시 "과거와 마찬가지로 의원들 사이에서 드러나진 않아도 반대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전광훈 목사 등 아스팔트 세력과 함께하는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그런 점 때문에 서울 장외 집회 장소를 신중히 고민하는 것"이라며 "가급적 광화문을 피하려 한다"고 귀띔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당시 지도부가 장외 집회를 망설였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당시 지도부 일원이었던 한 중진 의원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다른 단체하고 섞이는 부분을 피하려고 장외로 나가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필요하게 당력이 소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PK(부산·울산·경남) 의원은 "PK는 이번에 당협별로 200명씩 모아달라고 하는데 쉬운 일이 아이다"라며 "장외집회를 할 때마다 모아달라고 하면 주말마다 죽으란 이야기"라고 토로했다.
다른 TK(대구·경북) 의원은 "이번에 대구에서 열려서 다행이지 다른 곳에서 또 열리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실패한 길이라, 성과가 변변치 않을 경우 불만이 금방 분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masterk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