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라"…'李대통령 100일'에 공개 충돌한 여당 투톱
특검법 개정안 두고 정청래 "수용못해" 김병기 "사과하라" 충돌
"갈등 국힘만 이로워" 임시봉합에도…두번째 '번복'에 갈등 표면화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에 더불어민주당 '투톱'인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공개 충돌했다. 여야가 협의한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법이 하루 만에 파기된 것을 두고 두 사람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 오른 것이다.
현재 정 대표가 일련의 과정에 대해 공개 사과하며 갈등이 임시봉합된 국면이지만 두 사람간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3대 특검법 수정안과 관련해 잡음이 난 것을 두고 전날(11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부덕의 소치"라며 당원과 국민, 의원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의총에 앞서 기자들에게 "정청래(대표)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하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며 갈등 수위가 높아지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두 사람간 갈등은 3대 특검법 협상 과정에서 불거졌다. 지난 10일 김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수사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인력 증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수정하는 데 합의했다. 대신 국민의힘은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 설치법에 협조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다음 날 오전에 "제가 수용할 수 없었고 지도부 뜻과도 달랐다"며 특검법 재협상을 지시했다. 당 안팎으로 강성파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김 원내대표는 정 대표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등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당 지도부, 법사위, 특위 등과 긴밀하게 소통했다"며 '당지도부와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뉘앙스를 풍긴 정 대표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런 국면이 되자 정 대표는 의총을 통해 "협상 당사자들은 피를 말리며 협상을 진행했을 텐데 협상한 김병기 원내대표와 문진석 원내부대표 수고하셨다"며 "불협화음은 상대에게 이로움만 준다. 앞으로 우리가 잘할 일만 생각하자"고 진화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도 "실시간 협상 과정을 의원들과 공유 못 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독자 협상은 없었고, 앞으로 유의하겠다. 원칙을 지키겠다"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지난달에 이어 김 원내대표의 합의안을 정 대표가 추후에 번복하는 상황이 또다시 발생하며 투톱 간의 이상 기류는 기정사실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달 정 대표는 취임 직후 김 원내대표가 합의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여야 동수 구성안에 제동을 건 바 있다.
최근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 순번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와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2월 교섭단체 연설을 당시 이재명 대표가 했기 때문에 이번 연설은 김 원내대표의 차례였는데, 정 대표가 한 것을 두고 의구심이 제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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