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라"…'李대통령 100일'에 공개 충돌한 여당 투톱

특검법 개정안 두고 정청래 "수용못해" 김병기 "사과하라" 충돌
"갈등 국힘만 이로워" 임시봉합에도…두번째 '번복'에 갈등 표면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4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9.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에 더불어민주당 '투톱'인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공개 충돌했다. 여야가 협의한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법이 하루 만에 파기된 것을 두고 두 사람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 오른 것이다.

현재 정 대표가 일련의 과정에 대해 공개 사과하며 갈등이 임시봉합된 국면이지만 두 사람간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3대 특검법 수정안과 관련해 잡음이 난 것을 두고 전날(11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부덕의 소치"라며 당원과 국민, 의원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의총에 앞서 기자들에게 "정청래(대표)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하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며 갈등 수위가 높아지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두 사람간 갈등은 3대 특검법 협상 과정에서 불거졌다. 지난 10일 김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수사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인력 증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수정하는 데 합의했다. 대신 국민의힘은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 설치법에 협조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다음 날 오전에 "제가 수용할 수 없었고 지도부 뜻과도 달랐다"며 특검법 재협상을 지시했다. 당 안팎으로 강성파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김 원내대표는 정 대표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등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당 지도부, 법사위, 특위 등과 긴밀하게 소통했다"며 '당지도부와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뉘앙스를 풍긴 정 대표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런 국면이 되자 정 대표는 의총을 통해 "협상 당사자들은 피를 말리며 협상을 진행했을 텐데 협상한 김병기 원내대표와 문진석 원내부대표 수고하셨다"며 "불협화음은 상대에게 이로움만 준다. 앞으로 우리가 잘할 일만 생각하자"고 진화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도 "실시간 협상 과정을 의원들과 공유 못 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독자 협상은 없었고, 앞으로 유의하겠다. 원칙을 지키겠다"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지난달에 이어 김 원내대표의 합의안을 정 대표가 추후에 번복하는 상황이 또다시 발생하며 투톱 간의 이상 기류는 기정사실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달 정 대표는 취임 직후 김 원내대표가 합의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여야 동수 구성안에 제동을 건 바 있다.

최근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 순번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와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2월 교섭단체 연설을 당시 이재명 대표가 했기 때문에 이번 연설은 김 원내대표의 차례였는데, 정 대표가 한 것을 두고 의구심이 제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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