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인사로 시작해 삿대질로…정청래 "내란청산" 국힘 "반미 좌파"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국민 87회 내란 26회…연설 14분만에 장동혁 퇴장
국힘, "尹 침대축구" 발언에 "이재명도" 응수…李 성과엔 "아무말 대잔치" 비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9.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임윤지 홍유진 김세정 기자 = 여야가 9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정 대표의 '내란' 관련 발언이 나올 때마다 큰 소리로 항의했고 정 대표는 국민의힘 의석 방향으로 삿대질하며 응수했다. 급기야 연설이 14분가량 지난 후부터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몇몇 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날 국회는 오전 10시 8분쯤부터 정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했다.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온 정 대표는 연설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 방향을 향해 90도로 인사를 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곧바로 국민의힘을 겨냥해 "내란 청산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며 "국민의 삶을 외면하던 부정부패를 청산하자는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5.9.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자 정 대표는 발언 중간 "경청해 주십쇼"라며 목소리를 더 높이고 발언을 이어갔다. 정 대표는 발언 중간 국민의힘을 향해 손가락으로 삿대질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 대표가 "청산되지 못한 과거는 급기야 보수에게 비상계엄 내란을 부추기고, 극우와 손잡게 하고 있다"는 부분을 읽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내란을 부추겼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또 "국민의힘에 간곡히 제안합니다. 내란과 절연하십시오"라는 발언에는 10초간 고성으로 "반미테러리스트, 반미 좌파"를 외치며 항의했다.

연설이 14분가량 진행된 오전 10시 22분쯤부터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을 시작했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 중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2025.9.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어진 정 대표의 "피고인 윤석열의 재판은 침대 축구처럼 느립니다" 발언에 남아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재판이 침대축구지. 재판 중단됐잖아. 이재명은 언제 재판받나"며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자 정 대표는 "양쪽 다 조용히 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국민의힘 의원님들께 부탁드린다. 일단 들어보세요. 다 뼈가 되고 살이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생경제협의체, 민생 회복 소비쿠폰 등 이재명 정부 정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 "거짓말"이라며 실소와 고성으로 대응했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이 역대급 성공이라는 평가에 "아무말 대잔치"라고 비난했다.

정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박수를 치려면 확실하게 치시든가 아니면 연설하게 도와주시든가"라며 의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정 대표는 "여야가 '잘하기 경쟁'을 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는 발언으로 박수를 받으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정 대표의 연설동안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약 40회의 박수가 나왔다. 우원식 의장은 정 대표 연설이 끝난 오전 11시 2분에 산회를 선포했다.

한편 정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내란'이라는 단어를 26회 꺼내 들었다. 이는 국민(87회) 이후 두 번째로 많이 언급한 단어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