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새 사령탑 장동혁 앞 난제…'특검·정당해산·계파분열'
거리투쟁·법적대응 병행 전망…심리적 분당에도 "결단"
연말까지 특검 정국 계속…정당 존립 위기론까지 확산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반탄(탄핵 반대) 선명성'을 내세운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대표의 첫 시험대는 특검·정당해산 위협이라는 외부 압박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넉 달 넘게 이어지는 내부 분열을 수습하고 단합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찬탄(탄핵 찬성) 절연론을 앞세운 만큼 찬탄파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는 26일 취임 일성으로 "모든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천명했다. 연말까지 이어질 특검 정국에서 강경 투쟁 기조를 유지하면서 지지층 결집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장 과제도 떠안았다. 당심과 민심의 균형 잡기는 제1야당으로서 위상 회복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특검이다. 더불어민주당은 3대 특검의 수사 기간과 인력을 늘리는 개정안을 당론 발의하고 9월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김건희 특검(최장 150일)은 11월 28일까지, 내란 특검(최장 150일)은 11월 14일까지, 채 상병 특검(최장 120일)은 10월 29일까지 수사가 가능하다. 모두 최장 2개월 연장이 가능해 연말까지 정국의 중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법원·특검 사무실·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여론전에 나섰다. 취임 이후에도 아스팔트 투쟁을 병행하고, 율사 출신의 강점을 살려 법적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변호사로 구성된 특검 대응팀도 신속히 꾸릴 계획이다.
정당 존립 위기까지 거론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통합진보당 해산 사례를 볼 때 국민의힘은 10번, 100번이라도 해산해야 할 정당"이라 경고했고, 전현희 민주당 3대특검대응특위 총괄위원장은 "법 집행을 방해한다면 해산 심판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현행 헌법상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권은 정부에만 부여돼 있지만, 정 대표는 국회 본회의 의결만으로도 가능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정치적 레토릭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진보 우위의 헌법재판소 구성을 고려하면 인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강성 당심을 기반으로 한 장 대표 체제 출범이 민주당에 정당 해산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 면회를 약속한 데 대해 정치권에서는 '윤어게인'이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
더 큰 난제는 안쪽에 있다. 상임위나 의원총회에서 서로 인사조차 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찬탄파'와 '반탄파'의 골이 깊다. "당이 더 망해야 정신 차린다"(찬탄)와 "탄핵의 찬바람을 못 맞아봐서 그렇다"(반탄)는 날 선 공방이 이어진다. 한쪽은 "내부총질"을, 다른 쪽은 "영남 기득권"을 비판하며 책임론을 벌이고 있다. 사실상 '심리적 분당' 상태다.
장 대표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당을 위협에 빠뜨리고 분열로 몰고가는 분들에 대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찬탄파 축출을 시사했다. 이로 인해 분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나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 비윤(윤석열)계 사이의 신당 창당설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찬탄파 다수가 비례대표 초선이라 탈당 시 의원직을 잃는 현실적 한계와 바른정당 실패 경험 때문에 분당 가능성은 낮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국민의힘은 이미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갈라진 경험이 있다. 장 대표가 분열의 역사를 되풀이할지, 아니면 수습의 실마리를 찾을지가 리더십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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