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조국 광폭행보에 "성찰 없이 개선장군 행세"

"李정부 국정 부담 상당한 사면인데…겸허한 자세 보여야"
혁신당 "당 정상화·소통 회복 차원 자연스러운 과정" 일축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15일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에서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조치로 출소하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8.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출소 후 광폭 정치 행보에 범여권 균열 조짐이 감지된다. 광복절 특별사면 후 자숙 기간 없이 연일 공개행보를 이어가면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비토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공개 지적이 터져나오는 등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범여권 내 신경전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전 대표는 지난 15일 특별사면된 이후 내년 지방선거 또는 재·보궐선거 출마 선언, 언론과의 인터뷰, 유튜브 채널 개설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출소 직후 연일 존재감 부각…'李 지지율 하락 악재'에 민주 "겸허해져야"

조 전 대표는 오는 24일 자신이 창당을 선언했던 부산민주공원을 찾은 뒤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25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다. 이어 26~28일에는 광주·전남·전북을 찾는다. 호남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혁신당 간 경쟁이 예상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조 전 대표의 이같은 출소 후 행보에 여권에서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등 국정운영 부담을 감수하고 단행한 특사임에도 자기 정치에만 골몰한다는 비판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56%로 전주(59%)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조사에서는 광복절 특별사면이 국정 운영 부정 평가의 주요 이유로 언급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조국 사면'을 공개 건의했던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조 전 대표가 성찰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오자마자 개선장군인 것처럼 '언제 출마하겠다' 등의 메시지를 낸다"고 힐난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 전 대표는 사면·복권된 상황에서 정치인으로 당연히 정치적 행보를 할 수 있다"면서도 "좀 더 겸허한 자세로 국민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꼬집었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조 전 대표가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본인의 영향력을) 'N분의 1'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불편해하는 분들이 있다"며 "사면에 대해 대통령의 부담이 상당했을 텐데 그 부분의 평가를 박하게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느낌"이라고 했다.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 역시 지난 19일 "국정 운영에 상당한 짐이 된 건 사실"이라며 "이재명 정부나 민주당에 배려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혁신당 "불편한 시선 인지…정치 공백 메우는 자연스러운 과정"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15일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에서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조치로 출소하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8.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내부의 불편한 시선을 인지하면서도 조 전 대표 행보의 정치적 의미 확대 해석에는 선을 그으며 신중한 모습이다.

조 전 대표의 적극적 활동이 당 정상화와 지지층과 소통을 회복하는 차원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란 입장이다. 현실 정치인으로서의 통상적 활동이란 것이 혁신당측 시각이다.

혁신당 한 의원은 "(조 전 대표 행보에) 불편해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당 내부에서 따로 이에 대해 아직 논의하진 않고 있다"고만 했다.

황운하 혁신당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8개월간 공백이 있었는데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활발하게 언론과 접촉하고 당원·지지자들과 만나는 것은 너무 당연한 행보"라며 "당연한 수순인데 대권 행보로 이해하는 것은 국민들이 조 전 대표를 차기 대권주자로 평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