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탄vs반탄 갈렸던 국힘 당권 주자들…특검 압색엔 한목소리

김문수·장동혁 ‘무기한 농성’ 강경 대응
조경태·안철수 "정치적 의도" 비판

김문수(왼쪽부터), 장동혁, 안철수, 조경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3일 대전 배재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충청·호남 합동연설회에 앞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2025.8.1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반(찬탄·반탄) 입장과 무관하게 특검의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일제히 반발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충돌을 거듭하던 주자들도 이번 사안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반탄파 김문수 후보는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도한 이재명 특검이 국민의힘 심장부를 습격했다"며 "이재명 정권의 정당 말살과 반인권적 행위를 온몸으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원 명부 압수영장이 집행되지 않을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김 후보는 전날 밤 11시 30분부터 당사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기한 숙식 농성에 돌입했다.

장동혁 후보도 전날 밤 당사 대치 현장을 찾아 "정치 특검의 광기가 도를 넘었다"며 "이재명 정부지지율 취임 후 최저치, 이춘석 의원의 차명 주식 거래 등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려는 무리한 압수수색"이라고 규탄했다.

찬탄파 조경태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전당대회에 재를 뿌리는 모습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광복절 특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니까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성도 충분히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윤 전 대통령이 하등의 우리 당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이번에 증명해 보이고 있다"며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망치고 국민을 배신한 진짜 배신자"라며 선명성을 유지했다.

안철수 후보 역시 "전당대회 중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갑자기 압수수색에 들어온 건 명백하게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많은 문제의 시작이 결국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이유와 관련 있다"며 "이제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이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가 계엄과 탄핵과 대선 패배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찬탄파에서는 특검 정국이 강성 지지층 결집을 부추겨 반탄 주자가 부각되고, 극우 논란과 전한길 씨 문제를 희석시켜 당이 한층 우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당초 '제명'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전씨가 중앙윤리위에서 가장 낮은 수위인 경고를 받은 점이 이런 우려를 키웠다.

당내 소장파에서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방탄하듯 우리도 구친윤(윤석열) 방탄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지금 국민들은 야당을 지켜줘야 할 존재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민의힘 지도부와 후보들이 엉뚱한 데다 손가락질할 일이 아니다. 우리들부터 지금 정신을 차려야 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방향을 설정을 못 하고 내부적인 혼란을 겪고 있으면 내년도 지방선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폭망 수준까지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