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외출장"…정청래 불호령에 최고위 불참 호남의원들 해명

"4년 못 쉬다 독일여행" 정진욱·"해외 출장" 김원이·이개호
정 대표, 앞서 호남 최고위서 "불참 의원 사유 보고하라" 기강잡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전남 무안 전남도당 회의실에서 열린 제145차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5.8.8/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서울·무안=뉴스1) 조소영 임세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광주·호남지역 의원들이 정청래 대표의 '호남 현장 최고위원회의 불참 사유를 설명하라'는 지적에 속속 해명을 내놓고 있다.

8일 정진욱 의원(광주 동구·남구 갑)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1년 7월부터 25년 8월까지 이재명 대선 경선캠프 대변인, 이재명 후보(대선·국회의원·당대표) 수행 대변인 3차례 그리고 계엄과 탄핵에 이은 역사적인 22대 대통령 선거. 4년 1개월간 맘 놓고 쉰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큰 맘 먹고 온 독일여행 3일째"라며 "호남 최고위 소식을 이곳에서 들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김원이 의원(전남 목포시)도 SNS를 통해 해외 출장 중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저는 지금 글로벌 비영리단체인 오션에너지패스웨이와 주한덴마크대사관의 초청을 받아 8월 6일부터 13일까지 영국과 덴마크를 방문 중"이라며 "서남권의 해상 풍력 산업 육성 방향을 모색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정은 당초 올 1월에 잡혀 있었으나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상황으로 연기돼 지난 7월에 방문 일정이 최종 확정됐다"며 "정 대표님이 참석하는 호남 최고위가 8일에 개최된다는 사실을 6일 오후 알게 됐으나 당일이 출국일이어서 방문 일정을 조율하기가 사실상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님을 현장에서 직접 맞이하지 못해 매우 아쉽다"며 "하지만 오래 전에 잡힌 약속인 점과 지역구인 목포와 서남권의 미래를 잘 준비하기 위한 불가피한 일정이었다. 널리 양해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도 일본 출장 중이라는 소식을 알렸다.

그는 SNS를 통해 "나가사키 원폭 한국인 피해자 추도식이 한일의원연맹과 민단 나가사키 본부 주관으로 80년만에 처음으로 일본 현지에서 열렸다"며 "한일의원연맹 부회장 자격으로 주호영 회장, 이재강·유영하 의원과 함께 추도식에 참석해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했다"고 전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도부가 8일 전남 무안군 승달문화예술회관에 마련된 수해피해주민 임시대피소를 찾아 피해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5.8.8/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앞서 정 대표는 이날 전남 무안군 소재 민주당 전남도당에서 자신의 취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첫 현장 최고위를 호남에서 열면서 '호남에 대한 예우'를 한 것이다.

그는 당대표로 당선된 다음날인 3일에는 취임 첫 일정으로 전남 나주 수해 현장을 찾았고 지난 6일에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호남 3선 서삼석 의원을 지명한 바 있다.

정 대표는 회의 모두발언 시작 전 현장에 앉아 있는 참석자들을 훑어보더니 "오늘(은) 전당대회 이후 첫 현장 최고위로 전남·광주 합동 회의"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승래 사무총장에게 "(광주·호남지역 의원들 중) 오신 분들은 오셨는데 안 오신 분들은 왜 안 오셨나"라며 "사무총장께서 왜 안 왔는지 사유를 조사해서 보고하라.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정 대표의 이 같은 기강잡기는 우선 대표 취임 후 첫 현장 최고위임에도 불구하고 의원들 다수가 자리를 비웠다는 점에 대한 경고로 보인다. 이번 전대에서 의원들 다수는 정 대표의 라이벌인 박찬대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민주당 소속 광주 지역 의원은 8명, 전남 지역 의원은 10명으로 총 18명인데, 이날 회의에 참석한 광주·전남 소속 의원은 광주시당위원장인 양부남·전남도당위원장인 주철현 의원을 비롯해 권향엽·김문수·문금주·박지원·서삼석·신정훈 의원까지 8명 정도였다.

아울러 내년 지방선거를 고려해 고삐를 잡았다는 해석도 나왔다. 지난해 4월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이긴 만큼 호남이 마냥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전북 지역 현역 또는 출신 의원들이 다수 입각하거나 국회 핵심 자리를 맡은 가운데 광주·전남 현역 의원들 중 입각한 인물이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정 대표가 '광주·전남 달래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왔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