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국면' 수습하는 與…정청래 박찬대 대결은 날 섰다

"강선우, 안타깝지만 존중"…비공개 최고위서도 우려 목소리
정청래·박찬대 입장 차에 시선…박지원 "여러 해석 나올 것"

정청래(왼쪽),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1일 충남 예산 신안면 조곡리에서 수해복구 현장을 찾아 대화하고 있다. 2025.7.2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4일 강선우 의원이 전날(23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직을 내려놓은 데 대해 대체적으로 "안타깝지만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 의원의 보좌진 갑질 논란 등에도 '임명 강행'에 힘을 실은 것으로 알려진 당 지도부 측에서는 "여론을 감안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언급도 나왔다.

민주당은 이같은 성찰 메시지를 통해 '강선우 사태'를 일단락 지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당의 시선은 8·2 전당대회로 쏠리는 분위기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강 후보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 지도부가 강 후보자 사태에 있어 민심 내지 여론과 동떨어져 있었다'는 평가를 두고 "그런 여론을 다 감안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은 "여론이 나빠진 상황에서 당과 대통령, 정부 사이에서는 더 이상 선택지가 없었고 결국 당사자가 결정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가 남았었다"며 "그 부분에서 강 의원이 고민을 하다가 선택을 한 듯하다"고도 했다.

부승찬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를 통해 "사적으로는 안타깝다"면서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었고 정권의 부담으로 가는 상황에서 결단을 했기 때문에 그 결단은 상당히 존중한다"고 말했다.

장철민 의원 또한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장 의원은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서 강 의원에 대해 "동료 의원의 한 사람이고 당에 함께 하는 동지로서는 마음이 굉장히 아픈 일"이라면서도 "사퇴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이 계속 살아가기 위한 결단"이라고 평했다.

지난 14일 당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당내 시선은 이후 전당대회로 빠르게 옮겨가는 분위기다. 그간 '의 좋은 형제' 모드로 당대표 경선에 임해온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강선우 사태'를 계기로 각이 세워진 모습이 영향을 끼쳤다.

박 의원은 전날 강 의원의 후보자직 사퇴 직전, 공개 사퇴를 촉구한 것을 계기로 '명심'(이재명 대통령 의중)을 강조하며 표심 호소에 나섰다. 반면 정 의원은 당초 강 의원을 감쌌던 입장을 끝까지 유지하는 방식으로 권리당원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 주는 것"이라며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 당원과 지지자들의 다친 마음을 위로한다. 이번 논란 과정에서 상처받은 사람들 모두를 위로한다"고 적었다.

같은 날 박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윤석열 정권의 검찰은 이 대통령을 향해 400차례가 넘는 압수수색을 벌였다"는 등 이 대통령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회견 후 '강 의원에게 결단을 촉구하면서 강성 당원 등의 비판이 있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서도 "나도 굉장히 오래 고민했지만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오후 페이스북에 "지금 민주당에는 언제나 국민의 뜻과 당원의 생각을 대통령실에 전달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는 글도 게재했다.

박 의원의 경우 지난 주말 치러진 충청·영남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정 의원에게 잇따라 패했다.

당은 가장 많은 권리당원 표가 걸린 호남권과 경기·인천권 순회 경선을 26, 27일에 각각 열기로 했다가 집중호우에 따른 각 지역의 수해 피해로 인해 내달 2일 전당대회 때 이를 통합해 치르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7일에는 두 후보 간 2차 TV 토론도 열린다. 즉 박 의원으로서는 다가오는 경선에서의 승리가 전대 승리 여부를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당의 어른이자 정치 9단으로 칭해지는 박지원 의원은 박찬대 의원이 이 대통령과 사전에 교감함으로써 강 의원의 후보자직 사퇴를 촉구했을 가능성은 일축하면서도 이 일이 이번 전당대회의 변수가 될 가능성은 열어뒀다.

박지원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람들이) 여러 가지 해석을 할 것"이라며 "그리고 (사퇴 촉구가) 우연의 일치라고 하더라도 박 후보 측에서는 그러한 게 싫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 후보 측에서는 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