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일파만파' 강선우, 인선 30일만에 사퇴…무너진 '현역불패'
李대통령 "역량·인품" 인선 직후 보좌진 갑질 의혹 제기
병원·부처 갑질에 거짓 해명 등 논란 눈덩이…"국민에 사죄"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보좌진 갑질 의혹으로 비판받았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결국 자진해서 물러났다. 지난달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인선을 단행한 뒤 30일 만이다.
인사 발표 때만 해도 현역 국회의원 신분인 강 후보자가 낙마할 것이란 관측은 많지 않았다. 2000년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뒤 의원 낙마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현역 의원의 낙마 시 다음 선거 공천조차 받지 못하는 등 정치적 생명이 끝날 가능성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보좌진 갑질부터 병원 갑질, 지역구 민원 갑질, 거짓 해명 등까지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여론이 등을 돌린 것이 자진사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제출한 강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에서 "여성, 가족, 아동, 청소년, 청년 등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사회적 약자의 권익보장을 위한 정책 전문가의 높은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또 "이를 바탕으로 당면 현안인 성평등가족부로의 확대 개편 논의와 발맞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관 정책에 대해 여가부 장관으로 리더십과 책임감 있게 수행할 자질과 인품을 가졌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하지만 의정 생활 5년간 평균보다 많은 보좌진 46명을 면직했다는 의혹과 함께 보좌진에게 변기 수리, 자택 쓰레기 처리를 시켰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 후보자는 '사실과 다르다'며 보좌진 면직 인원은 28명으로 통상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해명했으나, 국회 직원 인증을 마친 사람만 글을 쓸 수 있는 커뮤니티엔 '자괴감이 든다'는 취지의 글이 쏟아졌다.
강 후보자가 2020년과 2022년 임금체불로 두 차례 고용노동부 진정을 당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코로나19 시기인 2023년 7월 입원한 가족을 면회하는 과정에 병원 측에 갑질을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는 강 후보자가 고발당해 경찰이 업무방해 혐의를 수사 중이다.
문재인 정부 때 재임한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이 강 후보자가 본인 지역구(서울 강서갑) 민원을 넣었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부처 예산 일부를 삭감하는 갑질을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여가부 핵심 현안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도 있다. 차별금지법, 포괄적 성교육, 비동의강간죄에 대해 강 후보자가 '사회적 합의'를 내세우며 회의적 태도를 보이자 여성계와 진보 진영도 돌아섰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갑질 등 결격 사유를 지적하며 강 후보자를 압박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논문 표절 논란이 인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면서 강 후보자에 대해선 별도 언급을 하지 않아 사실상 임명 강행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22일엔 24일을 기한으로 국회에 여야 이견에 채택되지 못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하지만 전임 교수 시절 무단 결강 등 의혹이 추가되고 당내에서도 당권주자인 박찬대 의원 등이 사퇴를 촉구하며 결국 스스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자는 이날 페이스북에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팠을 국민에게 사죄 말씀을 올린다"며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 큰 채찍 감사히 받아들여 성찰하며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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