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은경 두 아들, 삼촌 회사 주식 보유…질병청장 시절 매출 급성장

비상장 회사, 2024년 흑자 전환…정 후보자 "회사실적 저조해 가치 0원"
김예지 의원 "고위공직자 지위 이용해 시동생 도운 것 아닌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6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소월로 T타워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6.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손승환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두 아들이 삼촌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후보자는 질병관리청장 재직 당시 자녀들이 지인의 소개로 주식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는데, 이 기간 해당 회사의 실적도 크게 개선돼 재산 신고 누락 및 허위 기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정 후보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장남과 차남은 현재 비상장회사인 '라움플랜' 주식을 각각 6251주(약 6250만 원 상당)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대전 지역 건축토목관련 관급공사 수주를 핵심 사업으로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대전시 대전터널 및 대전시교육청 산하 초등학교 안전점검 용역을 맡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21년 재산변동 신고에서 자녀들의 주식 보유 현황에 대해 "지인(친구)의 소개로 자녀들이 비상장 주식을 매입했다"며 "회사의 실적이 저조해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현재가치는 0원"이라고 기재했다.

그러나 라움플랜의 실제 대표는 서모 씨로, 정 후보자 남편의 친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녀들이 해당 주식을 '친구 소개로 매입했다'는 해명은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특히 라움플랜은 정 후보자가 질병관리청장으로 임명된 이후 경영 상황이 급속하게 호전됐다.

지난 2022년까지 적자였던 라움플랜은 2023년 적자 폭이 대폭 줄었다. 이후 2024년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정 후보자의 장남과 차남은 각각 약 1600주의 추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오히려 주식 보유량이 늘어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정 후보자 가족이 대주주로 있는 라움플랜이 대전 지역 관공서와의 계약을 따내는 데 당시 질병관리청장이던 후보자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며 "고위공직자의 지위를 이용해 경영난을 겪던 시동생의 회사를 도운 것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보자의 재산 신고 허위 기재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공직자윤리법 제12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할 수 있으며, 해임이나 징계 의결이 요구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정 후보자는 의혹에 대해 국민 앞에 명확히 소명하고, 떳떳하지 못하다면 공직 후보자의 자격을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s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