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7월 1일 새 비대위 설치…집단 지도체제 두고 반발 목소리도

8월 전대까지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임에 무게
집단 지도체제 거론에 '친윤계 기득권 유지' 해석도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퇴임을 앞두고 새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착수했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현행 단일 대표 중심 체제를 유지할지, 집단 지도체제로 전환할지를 두고 당내 논의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27일 비대면 상임전국위원회의를 열어 다음 달 1일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전국위에서는 새 비대위 설치와 비대위원장 임명을 처리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 퇴임과 동시에 새 비대위가 출범할 수 있도록 한 일정이다.

이번 비대위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관리형 비대위'가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체제에 무게가 실린다.

비대위원장은 의원총회를 통해 당내 의견을 수렴한 뒤 송 원내대표가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비대위는 전대 일정과 규칙을 확정짓는 역할을 맡게 된다.

새 비대위는 지도체제 개편 여부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당 일각에서는 당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된 단일 지도체제 대신 집단 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단일 지도체제는 전대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각각 선출하는 방식이고, 집단 지도체제는 단일 경선으로 최다 득표자가 대표최고위원, 차순위 득표자들이 최고위원을 맡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등 대선주자급이 모두 지도부에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당권 주자들은 대체로 집단 지도체제에 부정적이다. 구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시도라는 비판과 함께, 한 전 대표 견제 의도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안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집단 지도체제는 단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는 변종 히드라"라며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필요한 것은 단 하나 '강력하고 혁신적인 리더십'"이라고 주장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정연욱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집단 지도체제는 아무런 명분이 없다"며 "박근혜 정권 시절에 집단 지도체제를 도입해서 완전 봉숭아 학당이 됐다"고 비판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BBS 라디오에서 "친윤들의 생존 전략 아니냐"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이라는 강력한 대통령에 맞서 싸워야 하는데, 집단 지도체제라는 허술한 느슨한 구조로 이 싸움을 해나갈 수 있을지 굉장히 회의적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김문수 전 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에서 "일각에서는 '기득권을 유지하려 한다' 또는 '다른 어떤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하고 음모론적으로 접근을 하고 있다"면서 "집단 지도체제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과연 많은 분의 지지를 받고 있느냐에 대해서 상당히 의문을 갖고 있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송언석 비대위'가 출범할 경우 혁신위원회도 당 공식 기구로 구성될 수 있다. 송 원내대표는 앞서 혁신위 구성을 예고했지만, 당 특별위원회 설치 권한이 있는 비대위원장의 동의를 얻지 못해 원내 기구 형태로 추진해 왔다.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비대위가 출범하는 즉시 혁신위를 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초선 의원과 1980년대생 등 비교적 젊은 인사들이 혁신위원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