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시간' 청문회 벼르는 국힘…역대 정부 '장관 낙마' 정국 전환점

野, 김민석 '사퇴' 압박…10명 장관 청문회, 부적격자 가려낸다
"늘 하던 '이재명 때리기'로 반전 기회 못 만들어" 쓴소리도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2025.6.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국민의힘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향후 진행될 10명의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국정주도권 회복의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임기 초반 이재명 정부에 허니문 기간을 줘야 한다는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지만 청문회는 예외다. 국무총리 등 주요 공직자의 낙마가 정권에 타격을 입힌 선례가 다수 있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첫 내각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 '핀셋 검증'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보편 복지·이재명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비판도 유효하지만, 정치 자금 문제나 자녀 특혜 의혹 등이 국민 정서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다.

실제 지난 정부에서도 국무총리 등 주요 공직자의 낙마 여부가 정권 초반 국정운영에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임기 초다. 박근혜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김용준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부동산 투기와 자녀 병역면제 의혹 등으로 지명 5일만에 사퇴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초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이 줄줄이 낙마했다. 이명박 정부 초반에도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과다 보유와 투기 의혹으로 물러났고,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도 낙마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위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6.2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선 패배 이후 힘있는 야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송곳 검증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뉴스1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나. 조국 전 법무부장관도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졌던 문제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며 "우리 당도 이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 상임위가 책임지고 검증을 이어가야 하고, 이재명 정부의 부실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지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첫 인사청문 대상인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향해 '사퇴'를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24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김민석 후보는 이미 총리 자격을 상실했다. 국회를 패싱하면서 친여 성향의 유튜브에 나가 친명 개딸(이재명 지지자) 결집에 치중하는 사람이 총리가 되면 여야 협치와 국민 통합은 단연코 불가능하다"며 "지금이라도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배준영 의원도 "한마디로 김 후보는 정부를 지휘할 자격이 없다. 청문회 시작 이후 최초의 검찰 피의자 후보자고, 최초 증인 제로 청문회 당사자"라고 힘을 보탰다.

김희정 의원은 "이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에 이재명 정부의 유일한 인사 기준은 능력·청렴·충직함 이렇게 3개를 힘줘 말씀하신 적 있다"며 "그런데 김 후보를 발표하면서 말이 바뀐다. '청렴'이라는 단어를 슬그머니 빼버렸다"고 했다.

다만 당내 계파 갈등을 제대로 갈무리하지 못 했고, 원내 지도부도 완비되지 않은 국민의힘이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쉽지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의원 개개인의 역량도 있지만 당의 역량이라는 것도 있다. 연구 조사도 많이 하고 제보도 많이 받고 백업을 해줘야 한다"며 "그런데 국민의힘은 여의도연구원부터 시작해서 현재 전략과 기획 단위가 모두 붕괴가 된 상태"라고 했다.

이어 "정치 이슈에 대해 프레임을 만드는 기능도 매우 약화됐다"며 "늘 하던 '이재명 때리기'를 계속하는 식인데 그래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겠나"라고 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