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지도부 '치킨게임' 파국 직전…극적 단일화 '암운'
의총, 입장 고수 정면 충돌…고성 속 20분 만에 파행
'김문수 후보등록 거부' 주장도…金측 "반드시 응징"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당의 '단일화'를 둘러싼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김 후보가 참석한 의원총회도 20분도 안 돼 파행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김 후보의 '후보 등록'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후보 측은 이에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김 후보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 총회에 참석했다. 시작은 화기애애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국회 본관 입구에서 김 후보를 맞이했다. 김 후보가 의총장에 들어서자,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그를 환영했고, 권 원내대표는 꽃다발을 주며 대선후보 선출을 축하했다.
권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김 후보를 향해 '알량한 대선후보 자리를 지키려 한다, 한심하다'고 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이 자리를 통해 후보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호적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김 후보는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한덕수)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 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즉각 중단해 달라"고 당 지도부를 면전에 두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또한, 자신이 후보로 선출된 전당대회 직후 당 지도부가 7일까지 단일화할 것을 요구하며 '선 단일화 후 선대위 구성' 주장하고, 자신이 지명한 사무총장 인선을 거부했다며 당이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의 발언에 현장 분위기는 빠르게 냉각됐다. 이어 발언대에 나선 권 비대위원장은 "대단히 실망스럽다"는 짧은 소감과 함께 현장을 떠났다. 김 후보도 곧이어 자리를 떠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김 후보의 길을 막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에 "당에서 단일화를 요청한 이유는 후보가 그런 말을 스스로 했기 때문"이라며 김 후보에게 책임을 돌렸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오후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후보 요구에 따라 선대위를 구성했으며, 사무총장 인선 역시 당시 후보로 지명된 장동혁 의원의 고사로 불발됐다며 김 후보 주장을 반박했다.
대선 후보와 비대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충돌한 데 이어, 사무총장이 나서 김 후보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당내 갈등은 극에 치닫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 속 김 후보의 대선후보 등록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대선후보 등록을 위해선 당 대표(비대위원장) 직인이 필요하다. 권 비대위원장은 "그런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당은 후보교체를 위한 움직임을 진행하고 있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 상황이다.
당은 앞서 전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 및 시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11일 이전 단일화' 찬성 의견을 80% 이상 받았다. 또한, 김문수-한덕수 두 사람을 대상으로 한 당 대선후보 경선룰과 같은 선거인단(50%)과 일반 여론조사(50%)를 진행하고 있다. 후보교체를 위한 전국위원회도 소집한 상태다.
당원들의 '단일화' 찬성 요구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후보교체에 나설 실무적 준비를 다 마친 것이다.
김 후보 측은 이런 행보가 모두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김 후보 비서실장인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에 대해 "김 후보를 강제적으로 끌어내리려는 여론조사"라며 "공정하지도 않고, 당사자에게 통보도 하지 않은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적, 정치적인 모든 수단을 강구해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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