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탈락 후 몸값 오르는 한동훈…국힘 선대위 합류 "득보다 실"

당내 "43% 지지율, 중도 확장 역할 필요"…친한계 "등판 가능성 희박"
반탄 김문수·한덕수 도울 명분 없어…대선뒤 당권 위한 합류 가능성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5차 전당대회에서 승복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5.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전 대표에게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다수 지지층의 표를 얻은 만큼, 이번 대선에서 한 전 대표의 역할론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한 전 대표의 등판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후보로서, 김문수 후보나 한덕수 후보를 도울 만한 '정치적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거에 패배할 경우 덧씌워질 책임론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선출된 직후 경쟁자였던 한동훈 전 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 측이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반발하자, 김 후보 측은 "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경쟁 후보들을 선대위원장으로 인선하는 게 관행"이라며 합류를 요청했다.

전날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한 전 대표를 제외하고 권성동·주호영·나경원·양향자·안철수·황우여 공동선대위원장 인선안을 의결했지만, 당은 지속적으로 한 전 대표에게 등판을 요청할 전망이다.

당 입장에선 한 전 대표의 등판이 절실하다. 한 전 대표가 선대위에 합류하면 중도 표심을 잡는 데 용이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한 전 대표는 3차 경선에서 김 후보보다 12.86%포인트(p) 낮은 43.4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탄핵 찬성 후보라는 점에서 당심을 뚫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예상을 깨고 선전했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 전 대표가 선대위에 합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을 이끌어 온 만큼, 대표적인 탄핵 반대파인 김문수 후보 등과 같은 목소리를 낼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선 패배 책임론이 덧씌워질 우려도 등판하지 않을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친한계 모 의원은 "탄핵에 대해서는 김문수 후보와 한 전 대표의 입장이 너무 다른데, 지금 와서 선회할 명분이 없다"며 "지금 보수 진영의 최종 후보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가 대선 이후 열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라도 막판에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선에서 당내 탄탄한 지지세를 확인한 만큼, 당권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전날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이란 문구와 함께 "우리는 당을 버리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게시글의 댓글을 통해 당원 가입 링크를 공유하며 "많은 분들이 당원 가입 해주시면 정치가 바뀐다. 저는 계속해보겠다"고 적었다. 이를 두고서도 당권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에 대해 친한계 관계자는 "선대위에 합류하는 대신 당원을 독려하는 방식으로 대선을 돕는 것"이라며 "차기 전당대회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