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빅4 포함땐 한동훈 유리?…국힘 경선의 '역설'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국민의힘 1차 경선의 마지막 자리를 누가 거머쥘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심'을 이어받은 나경원 후보와, 일관되게 탄핵에 찬성한 안철수 후보의 대결 양상이다.

4위 자리에 누가 오느냐에 따라 표 결집과 분산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국민의힘 최종 경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6시 30분 1차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1차 경선 진출자 8명 가운데 4명만 2차 경선에 진출할 예정이다.

1차 경선의 관전 포인트는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에 더해 마지막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다. 당 안팎에서는 나경원·안철수 후보가 접전을 벌일 것이라 본다.

특히 두 후보 중 2차에 누가 진출하느냐에 따라 국민의힘 경선 지형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나경원 후보가 합류할 경우 '반탄' 김문수·홍준표 후보가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나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장외 집회에 참석하거나 구치소·관저를 찾는 등 적극 목소리를 내왔다.

공식 경선 과정에선 '윤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게 옳지 않다'는 입장을 취해 왔지만, 여전히 윤 전 대통령과의 끈을 놓지는 않는 모양새다. 나 후보는 탄핵 과정에서 부정선거론을 가장 적극 설파한 김민전 의원을 캠프 수석대변인으로 임명했고, 자신의 MBTI(성격유형지표)가 윤 전 대통령과 같은 ENFJ라고 공표하는 식이다.

나 후보가 4인에 들 경우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의 여론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여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안철수 후보가 2차 진출권을 거머쥔다면 4인 후보들 사이 찬탄·반탄 2 대 2 구도가 짜인다.

안 후보는 그간 12·3 비상계엄과 탄핵 과정에서 일관된 입장을 보여왔다.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그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와 맞설 경우 중도층을 끌어올 수 있는 후보가 본인뿐이라고 강조하는 식이다.

안 후보가 나 후보를 꺾는다면 국민의힘 내에서도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득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선거가 본선으로 진입할 경우 중도·무당층을 포섭하는 게 필수인데, 해당 유권자 대부분이 윤 전 대통령에게 부정적이어서다.

그러나 4인이 맞붙어 2명을 뽑는 국힘의힘 경선구도에서 한 후보와 안 후보의 2라운드 동반 진출은 서로에게 악재일 수 있다. 안 후보가 2차 경선에 진출할 경우 찬탄파인 한동훈 후보의 지지세 일부를 갉아먹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반대로 나 후보가 2라운드에 진출할 경우 김문수 후보와 지지층이 겹쳐 두 후보 모두 결선 진출에 불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동훈 후보가 유일한 반탄 후보로 표결집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은 4명의 후보 중 어느 후보가 대표성을 획득해 지지층의 표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느냐가 결선진출자를 가리는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천하람 개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안 후보가 올라갈 수 있다고 하면 어쨌든 탄핵 찬성(탄찬) 여론이 상당 부분 반영된다는 걸 우리가 볼 수 있다"며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합친 여론조사에서도 안철수가 나경원을 못 이기면 탄핵 찬성 후보는 거의 희망이 없다"고 했다.

soso@news1.kr